이미지 크게보기 24일 열린 2024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나희덕 시인,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 조경란 소설가, 이서수 소설가, 김형중 문학평론가, 정원(문학평론), 박서현(동화), 기명진(단편소설), 강지수(시) 당선자. 문호남 기자

■ 202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4개부문 당선자 축하

시 강지수·단편소설 기명진
동화 박서현·문학평론 정원
심사위원 “막막함·두려움이
여러분을 계속 걸어가게 할 것”

이병규 회장 “넘치는 문학열정
K-콘텐츠 세계위상 높일 동력”

“심사평을 읽고 더없이 작고 감사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아직 어떠한 시인이 되겠다고 약속드리는 것조차 조심스럽지만, 더 치열하고 더 솔직하게 쓰겠다는 포부만은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시를 써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여전히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자그마한 힘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강지수 시 당선자)

202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4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에서 열렸다.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4개 부문 당선자인 강지수(30·시), 기명진(46·단편소설), 박서현(31·동화), 정원(25·문학평론) 씨에게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고, 이제 막 세상에 나서는 신인 작가들을 축하했다. 이 회장은 축사에서 “문학은 모든 예술의 바탕이다. 영화·드라마·K-팝 등 전 세계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 K-콘텐츠의 토대도 바로 문학”이라며 “여러분의 넘치는 문학 열정과 진취적 도전은 한국 문학뿐 아니라 K-콘텐츠의 세계위상도 한층 더 높여나갈 것이다. 오늘 이 자리가 창작활동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단편소설 당선자인 기명진 씨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앞으로 소설을 통해 차차 보여드리겠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쓰겠다. 오래오래 지켜봐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동화 당선자 박서현 씨는 “아직 동화가 어렵다. 어떻게 써야 좋은 글이 될 수 있을지 꾸준히 고민하고 더 잘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 꾸준히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문학평론 당선자 정원 씨는 “유통기한 없는 평론을 쓰고 싶다. 철없이 해야 할 말,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자유롭게 쓰고 싶다. 평론의 시대가 저물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쓰겠다”며 “문학평론의 새로운 시대를 개막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았던 나희덕 시인, 조경란 소설가, 이서수 소설가,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김형중 문학평론가가 참석해 당선자들을 격려했다. 나희덕 시인은 “한 점의 그림도 팔지 못했던 반 고흐에게 동료들이 ‘당신이 화가냐’고 물었을 때 고흐는 ‘나에게 화가란 그림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 그러나 끝끝내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답했다. 작가 역시 마찬가지”라며 “무언가를 알았다, 발견했다는 자부심보단 끝내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안고 막막한 길을 헤쳐가는 사람이 작가다. 이 막막함, 두려움의 힘이 여러분을 계속 걸어가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란 소설가는 “소설이 하는 일은 사람을 격려하는 일, 사는 일을 격려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며 “오늘 이 첫 마음을 잊지 말고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리지 말고 끈질기게 쓰고, 그리하여 살아남는 작가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이번 당선작을 읽으며 우리 아동문학에 또 하나의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놀라운 전환점을 만들어낸 힘을 잊지 말고 앞으로 많은 어린이, 청소년이 읽을 좋은 작품을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등단은 무언가를 달성한 게 아니라 이제 시작하는 것”이라며 “문학사에 한 획을 긋는 평론가로 남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당선자들에게는 상금 500만 원(단편소설), 300만 원(시·동화·문학평론)이 수여됐다.

박세희·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