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22년 7월 10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내부가 불에 탄 대구 중구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혈액 냉동 창고 모습. 대구소방본부 제공

대구지법, 실화 혐의 기소된 직원 벌금 1000만 원
화재로 혈소판제제와 분획용 혈장 제제 등 7000여 유닛 폐기돼

대구=박천학 기자

지난 2022년 7월 발생한 대구 중구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화재는 담배꽁초가 원인이었다. 이 불로 혈액제제 7000여 유닛(1회 헌혈용 포장 단위)이 폐기됐는데, 담배꽁초를 버린 직원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형사4단독 김대현 판사는 실화 혐의로 기소된 대구경북혈액원 직원 30대 A 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야간 당직 근무를 하던 2022년 7월 10일 오전 1시 6분쯤 대구 중구 대구경북혈액원 내 혈액 창고 출입구 인근에서 직원 B 씨와 담배를 피운 후 담뱃불을 완전히 끄지 않은 채 담배꽁초를 그곳에 있던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후 쓰레기통 안 쓰레기에 불이 붙었고 18분 뒤 불이 혈액 창고 출입구 옆 건물 외벽을 거쳐 같은 건물 1층 혈액 공급실 내부까지 번지는 등 수리비 약 3억 원이 드는 피해를 냈다.

또 이 화재로 혈액원 안에 있던 적혈구제제 약 4000 유닛 등이 다른 지역 혈액원으로 분산 이송되고 혈소판 제제와 분획용 혈장 제제, 미검용·수혈용 혈장제제 등 7000여 유닛은 폐기됐다.

A 씨는 당시 담뱃불을 완전히 끄지 않고 담배꽁초를 버린 과실로 불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자신이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불이 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혈액 창고 외부에 설치된 CCTV에 찍힌 영상, 인적 요소로 인해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등을 근거로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