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수인분당선 열차에서 흉기를 휘두른 30대 여성이 경기 용인 수지구 죽전역에서 연행되는 모습. YTN 보도화면 캡처

"집행유예 기간 범죄…행동 반성 안 해"


"아줌마, 휴대전화 소리 좀 줄여주세요"

비극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시간은 지난해 3월 3일 오후 5시 44분, 퇴근길이었다. 이날 김모(여·36) 씨는 죽전역 인근을 지나는 수인분당선 열차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승객 3명의 허벅지와 얼굴 등에 상처를 입혔다.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피해자들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김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초기 진술에서 김 씨는 피해자 중 한 명이 자신을 ‘아줌마’라고 칭하며 주의를 준 것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진 조사에서 "일부러 휴대전화 소리를 켜놓고 시비를 걸면 휘두를 계획이었다"고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김 씨는 범행에 앞서 식칼 2개, 회칼 1개, 커터칼 1개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재판장 양지정)에서 김 씨에 대한 항소심이 열렸다. 재판부는 김 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너무나 중대한 사안"이라며 "원심 형량을 바꿀만한 사정이 없어서 전부 유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동종 범죄로 유죄를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을 저질렀으며, 행동을 반성하지도 않고 있어 재범 위험이 크다"면서 "다만 김 씨가 오랜 기간 앓아온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끼친 점은 양형에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그보다 앞선 2022년 5월 인천지법에서 유사 혐의로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도 김 씨의 혐의에 대해 "‘누군가 시비를 걸면 휘두르기 위해 흉기를 넣어뒀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다"면서 "이처럼 범죄를 기획하고 일말의 주저없이 잔혹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고 지탄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