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SNS로 계약 종료 글 올려
“많은 놀라운 순간으로 가득
또 다른 챕터가 열릴 것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사진)가 자신의 상징이자 유니폼이나 다름없었던 나이키와 결별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9일 오전(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27년 전 나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 중 하나와 계약하는 행운을 누렸다. 이후 너무나 많은 놀라운 순간으로 가득했다”며 오랜 후원사였던 나이키와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나이키도 우즈와의 동행이 마무리됐음을 공식화했다.

현지 매체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우즈와 나이키의 발표를 인용해 양측의 오랜 협력 관계가 종료됐다는 소식을 전 세계에 알렸다.

우즈는 1996년 8월 프로로 전향하며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은 5년간 4000만 달러(약 524억6000만 원)에 달하는 거액. 이후 우즈는 나이키와 동행을 이어가며 계약 규모를 더욱 키웠다. 2013년에 맺은 마지막 계약은 무려 10년에 2억 달러(2623억 원)가 조건이었다.

우즈는 나이키로부터 의류와 용품을 후원받으며 PGA투어에서 거둔 모든 우승의 순간을 함께했다. 나이키는 우즈를 위해 그의 이름 이니셜인 ‘TW’ 로고를 이용한 별도 제품까지 생산했다. 특히 대회 마지막 날 우즈가 입고 등장하는 빨간색 셔츠와 나이키 로고는 PGA투어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평가받는 스타일 중 하나로 꼽힌다.

나이키는 우즈가 시련을 겪을 때에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2009년 불륜 스캔들과 2010년 이혼, 2021년 교통사고 등 우즈 개인에게 불행했던 순간에도 동행이 계속됐다. 2016년 나이키가 골프 장비 사업에서 철수한 뒤 골프클럽은 테일러메이드, 골프공은 브리지스톤으로 바뀌었지만 의류 만큼은 나이키였다.

하지만 교통사고 복귀 후 나이키가 아닌 풋조이의 골프화를 신으며 결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기존 10년의 계약이 만료된 2023년을 끝으로 우즈와 나이키의 관계가 마무리됐다. 앞서 나이키는 오랜 후원 선수였던 제이슨 데이(호주)와도 계약을 종료했다.

‘우즈=나이키’로 대표됐던 상징적인 관계가 종료되며 골프계에서는 우즈의 다음 후원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즈는 자신의 SNS에 나이키와 끝난 후 새로운 계약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우즈는 “사람들은 또 다른 챕터가 있는지 물을 것이다. 그렇다. 분명 또 다른 챕터가 열릴 것”이라며 “ LA에서 만나자”고 적었다. 우즈는 자신의 재단과 함께 오는 2월 PGA투어 특급대회 중 하나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개최하는데 거기서 어떤 옷을 입고 나올지 주목된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