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반군 홍해선박 공격도 한몫
WTI 배럴당 72.7달러… 3.3% 올라
작년 11월17일이후 최대 상승

美 Fed 금리인하 신중 입장에
뉴욕증시도 2거래일째 하락세

이미지 크게보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란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사고가 더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뉴욕증시도 금리 인하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신중한 입장이 전해지면서 이틀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32달러(3.30%) 오른 배럴당 72.70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상승률로는 지난해 11월 17일 전일 대비 4.1% 상승률을 보인 이후 최대다.

이날 유가 급등은 중동 지역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95명의 사망자를 낸 이란의 폭발사고 이후 중동 지역에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유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리비아의 유전이 시위대의 항의로 일시 폐쇄됐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이곳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30만 배럴에 달한다. 홍해에서 예멘 반군 후티의 선박 공격도 유가 변동에 일조했다. 이날 후티는 홍해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의 컨테이너선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바라 람프레히트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홍해 상황이 공급 차질 위험을 증가시켜 지난해 12월 하순 가격이 다소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선사들이 영향을 받는 해협을 피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희망봉 등 더 먼 거리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배송 시간을 10~12일가량 늘릴 뿐만 아니라, 운송비와 보험료를 증가시킨다”고 했다.

뉴욕증시도 이틀째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Fed가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84.85포인트(0.76%) 하락한 37430.19로 거래를 마쳤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38.02포인트(0.80%) 떨어진 4704.81에 문을 닫았다. 나스닥지수는 173.73포인트(1.18%) 밀린 14592.2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Fed가 공개한 1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ed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이라는 데 동의하고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구체적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연착륙이 점점 가능해 보이지만, 결코 당연한 일은 아니다”며 “경제가 강력한 성장과 함께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도 힘을 내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후 전일 대비 14.87포인트(0.57%) 하락한 2592.44를 기록했고, 코스닥도 6.22포인트(0.71%) 내린 865.35에 개장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