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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익위, 가상자산 전수조사

미등록 2명·변동 누락 2명
둘 다 등록않은 경우도 6명
가족 보유는 포함안돼 한계
가장 투자 많은 건 비트코인

이미지 크게보기‘쌍특검’에 갈라진 국회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검과 대장동 50억클럽 의혹 특검 법안 표결이 시작되기 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거액 투기 의혹으로부터 촉발된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 결과, 10명의 의원이 국회법에 신설된 가상자산 소유 현황 및 변동 내역 등록 의무를 어기고 제대로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이들의 실명과 소속 정당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사를 진행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실명을 포함한 조사결과를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이날 권익위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이 국회법에 따라 자진신고한 내역과 실제 소유·변동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의원은 10명으로 조사됐다. 권익위가 이들 의원에 개별 소명을 받아 확인한 결과 소유 현황을 등록하지 않은 의원이 2명, 변동 내역을 누락한 의원이 2명, 소유·변동 내역을 모두 등록하지 않은 의원이 6명이었다. 소유 현황을 등록하지 않은 A 의원과 B 의원은 “거래소 회원가입 시 이벤트로 지급받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더리움(ETH) 등을 49회나 매수·매도(약 6895만8377원)한 C 의원의 경우 빗썸 거래소 변동 내역을 등록하지 않았지만, “국회 등록 시 빗썸 계좌는 폐쇄 상태로 가상자산 잔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C 의원은 빗썸 거래소를 통해 이더리움 등 총 4종의 가상자산을 매수·매도했는데, 가상자산 거래를 통해서 상당 금액의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된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코인원 거래소 변동내역을 일부 미등록한 D 의원은 “클레이튼(KLAY)은 지인의 권유로 클레이스왑프로토콜(KSP)과 교환해 보유했다”고 해명했다. 그 밖에 페이코인(PCI)을 미등록한 의원들은 “가상자산이 아닌 결제수단으로 인식했다” “지인으로부터 매입했는데 해당 사실을 기억하지 못해 미등록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가장 많은 의원이 매수·매도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BTC)이었다.

이번 조사의 계기가 된 김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규모는 다른 의원들과 비교하더라도 압도적이었다. 권익위는 “김 의원의 가상자산 매수 누적금액은 약 555억 원이고 매도 누적금액은 563억 원”이라며 “나머지 의원들의 매수 총 누적금액은 약 70억 원이고 매도 총 누적금액은 68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임기가 시작된 2020년 5월 30일 기준 김 의원의 가상자산 원화 환산 규모는 1억4000만 원이었지만, 지난 5월 31일엔 8억4000만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김 의원을 제외한 다른 의원의 경우 가장 이익을 많이 본 의원은 8300만 원 수준이었고, 가장 손실을 많이 본 의원은 1억5000만 원 상당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번 전수조사 대상에서 의원 본인 외에 배우자, 자녀, 부모 등이 빠진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