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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군 복무 중 급성 백혈병에 걸렸으나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고(故)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 씨와 만났다. 한 장관은 면담 도중 "장관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과 아들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이 비슷하다"는 박 씨의 말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전날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홍 일병 모친 박 씨와 면담했다. 이날 자리는 홍 일병 모친 박 씨가 한 장관에게 국가배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노력을 당부하기 위해 요청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일병은 2015년 입대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렸지만, 상급병원 이송과 같은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입대 7개월 만인 2016년 3월 사망했다.

유족 측은 군 당국이 홍 일병에게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면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유족연금을 이미 받고 있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현행 국가배상법 및 헌법에 따르면 이중배상금지 원칙에 따라 순직 군인과 경찰이 보상받은 경우, 본인과 유족은 별도 배상을 받을 수 없다.

홍 일병의 어머니 박 씨는 영정사진을 들고 법무부에 도착했다. 박 씨는 "이 자리는 홍정기 일병 혼자 온 게 아니다"며 "국방의 의무를 따르라고 군에 자식을 보냈지만 되돌려받지 못한 대한의 모든 어머니가 눈물로 온 자리"라고 말했다.

한 장관과 박 씨는 약 1시간 동안 면담을 가졌다. 박 씨는 면담 이후 "장관께서 국가배상법 개정안에는 여야가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어떤 것보다 우선해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면담 자리에서 고(故) 이예람 중사 관련 재판, 고(故) 김상현 이병·윤승주 일병 등 군 사망 사건에 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국가배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개정안은 전사·순직한 군인이나 경찰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는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의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