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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 MLB 다저스와 10년 계약

정규시즌 162경기 모두 출전땐
경기당 5억7000만원 받는 셈
오타니 ‘지불 유예’ 먼저 제안
다저스 재정부담 크게 덜어줘
ESPN “눈 튀어나올 만한 계약”

10년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 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고액은 물론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몸값(총액 기준)으로 오타니 쇼헤이(29·사진)가 LA 다저스행을 확정한 후, 말 그대로 ‘천문학적 금액’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선 7억 달러는 전 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다. 역대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액이었던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패트릭 마홈스의 10년 4억5000만 달러(5940억 원)를 넘었고, 역대 프로스포츠 최고액인 FC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의 6억7400만 달러(8897억 원)를 경신했다. 평균 연봉 7000만 달러(924억 원) 역시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금액. 내년 정규 시즌 162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면 오타니는 경기당 5억7000만 원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최대 스포츠채널 ESPN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천문학적 액수의 계약”이라고 평가했다.

오타니의 조국인 일본에서도 몸값에 관련된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별도의 호외를 발간하며 흥분했다. 스포츠전문 산케이스포츠는 “2012년에 문을 연 도쿄 명물 스카이트리의 건설 비용이 약 400억 엔(3626억 원)으로, 오타니의 계약 총액으로 스카이트리를 2.5개나 세울 수 있다. 또 2025년 개최되는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엑스포) 운영비용이 약 1000억 엔(9060억 원)인데 이를 모두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 규모도 입이 떡 벌어진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PKF 오코너 데이비스의 로버트 라이올라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오타니에게 부과될 세금은 연방세 37%, 캘리포니아 주세 13.3%, 미국 공공 의료 보험 제도인 메디케어 2.35%, 주 상해 보험(SDI) 1.1% 등 모두 53.75%에 달한다. 연봉 7000만 달러를 기준으로 1년에 절반이 넘는 3763만 달러(496억7000만 원)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오타니가 다저스와 천문학적인 금액에 사인할 수 있었던 배경엔 ‘디퍼 계약(defferals·지불 유예)’이 한몫했다. 오타니는 7억 달러 중 상당액을 계약 기간이 끝난 10년 후부터 분할지급 받기로 합의했다. 디퍼 계약은 급여 중 일부를 나중에 주는 것으로, 구단으로선 거액의 연봉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게 아니기에, 재정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퍼 계약은 메이저리그에서 종종 사용되는 계약 방식이다. 오타니는 다저스 구단이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제) 초과에 따른 사치세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