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알리는 포스터

서울도 첫 기부액 공개…‘구청장이 세일즈’ 은평 1억6000만 원
민주 양경숙 "모금 제약 요인 살피고 적극적 홍보해야"


자신이 떠나온 고향 등 주소지 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 공제 혜택과 함께 지역 특산품 등을 받을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지 1년을 앞둔 가운데, 지역 간 기부금 모금액 편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도가 시행된 올 1월부터 10월까지 경북은 39억2438만 원을 모금했다. 지난 3월(21억969만 원)보다 18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국에서 모금액이 확인된 지역 중 가장 컸다. 이번 집계에서는 인천과 일부 시군구 지역 지역은 빠졌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이외의 지방자치단체에 1인당 연간 500만 원 이하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활성화에 쓰게 된다.

경북이 40억 원 가까이를 모금한 데 비해 세종은 7683만 원에 그치며, 전국에서 모금액이 가장 적었다. 하지만 지난 3월(2641만 원)보다는 약 5000만 원 늘어났다. 경북의 기부금이 세종의 51.1배나 됐다. 지난 3월만 하더라도 두 지역의 격차는 20억여 원이었으나 10월 기준 38억여 원으로 더 벌어졌다. 기부 건수 역시 경북은 1만2387건에서 2만6165건으로 1만 건 넘게 증가했으나, 세종은 248건에서 816건으로 느는 데 그쳤다.

양 의원은 이런 결과에 대해,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인구가 몰린 지역이 경상권인데다 경상도를 고향으로 둔 타지 생활인구가 갈수록 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경남에서 모인 기부금도 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5억3717만 원이었다. 관련 자료를 공개한 지역을 세부적으로 보면 경북 의성군(3억8660만 원), 전북 고창군(3억6289만 원), 경북 안동시(3억2608만 원)에서 모금액이 특히 많았다.

서울의 경우 자치구별 모금액 편차는 컸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구청장이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선 은평구가 1억6087만 원으로 가장 많은 반면, 도봉구는 436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은평구의 모금액이 도봉구의 36.9배나 됐다.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이 모은 기부금은 5억6000여만 원으로 인천을 제외한 16개 시도 가운데 9번째로 많았다.

양 의원은 "현재 거주지역에도 기부할 수 있는 방안이 앞서 국회에서 논의됐으나 무산돼 아쉽다"며 "제도 정착을 위해 모금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은 없을지 살펴보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