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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꼰대 화법’ 자충수

김남석 기자
김남석 기자
  • 입력 2023-11-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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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워싱턴 특파원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된 NBC뉴스 여론조사에서 18∼34세 응답자들로부터 42% 지지를 얻어 46%를 기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포인트 뒤졌다. 전체 유권자 지지율도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에게 밀렸지만, 청년층과 비교하면 지지율 격차가 작았다. 18∼34세 청년층의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율 역시 31%에 불과했다. 11월 9일 이후 진행된 10차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0연패 한 데다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차이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뼈아프다. 청년들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인 데다 최근 대선에서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 대선 투표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18∼29세 청년층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무려 24%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미국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청년층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마음이 떠난 이유 중 하나로 만 81세가 된 그가 걸핏하면 수십 년 전 경험담과 격언을 늘어놓는 이른바 ‘꼰대’ 화법을 구사한다는 점을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월 이스라엘 방문에서 50년 전인 1973년 골다 메이어 총리 만남을 거론했고, 22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60주년 성명에서도 당시 대학생이던 자신의 오랜 기억을 소환했다. 20일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 때는 ‘테일러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최고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20여 년 전 왕년의 인기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혼동하는 말실수까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은 옛날에 대해 계속 이야기한다. 젊은 유권자들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청년층이 공감하지 못하는 꼰대 화법은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송영길(60)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올해 50세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을 주장하며 ‘어린놈’ ‘건방진 놈’ 발언을 내뱉었다. 청년 비하 논란까지 일으킨 민주당의 현수막 문구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는 꼰대 화법의 화룡점정이다. 국민의힘 역시 사상 첫 30대 여당 대표를 지낸 이준석(38) 전 대표를 ‘철부지’ 등으로 비하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참고로 국제의원연맹(IPU)이 집계한 한국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4.9세로 이 중 40세 이하는 3.7%에 불과하다. 꼰대 화법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청년층이 일체 소외되고 무시되는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다. 사실 이런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억울하다. 취임 후 360만 명에 걸쳐 1270억 달러(약 165조 원)의 대학 학자금 빚을 탕감했고 기후변화 대응 투자, 총기규제 법안 등 청년과 미래를 위한 정책 추진에 망설이지 않았다. 반면, 한국 민주당은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청년 취업 예산 2382억 원을 삭감하고 교육부 등 다른 부처의 청년 예산도 깎았다. 민주당과 각을 세우는 국민의힘 역시 취약계층 청년 학자금 지원 예산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청년 비례대표 확대에도 소극적이다. 청년을 위한 나라는 한국에서 더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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