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도 “나를 탄핵하라” 강력 반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9일 더불어민주당이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과 압박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검사 탄핵 상황을 장관으로서 어떻게 보느냐’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국민이 관심을 갖고 평가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고발 사주’ 의혹에 휩싸인 손준성 검사와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 등이 있는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한 장관은 자신을 ‘관종’(관심종자·지나치게 관심을 받길 원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한 민주당을 향해 “불법 탄핵 남발해서 국정 마비시키려는 민주당이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계신다”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전날(8일) CBS 라디오에서 탄핵안 발의와 관련해 ‘할 테면 하라’고 밝힌 한 장관에 대해 “소위 ‘관종’이라고 한다. 모든 세상이 자기만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에 단단히 빠져 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난한 것을 되받아 친 것이다.

한 장관은 “나도 그 얘기를 들었는데, 이 말은 억지로 관심 끌고 싶어 하는 사람을 모욕적으로 비하하는 욕설에 가까운 표현”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한 장관은 “정상적인 사회생활 하는 우리 대부분의 국민은 이 말을 공개적으로 특정인을 상대로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렇게 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매번 국민을 대표한다는 분들이 국민들과는 달리 이런 말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좀 당황스럽긴 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검사 탄핵에 대해선 이원석 검찰총장도 “차라리 나를 탄핵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다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검사 탄핵소추에 대해 “당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자,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을 마비시키는 ‘협박 탄핵’, 당대표에 대한 사법 절차를 막아보려는 ‘방탄 탄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총장은 “국회 제1당이자 다수당인 민주당이 지난 9월 검사를 탄핵한 데 이어 오늘(9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 “검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사를 탄핵한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선고한 판사를 탄핵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앞서 탄핵 된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 검사는 사건 처리 9년 만에,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 검사는 1년 반 만에,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는 민주당이 얼마 전에 의혹을 제기하고 바로 탄핵했다”며 “그렇게 탄핵이 될 만큼 비위가 명백하다면 왜 9년이나 1년 반이나 놔두고서 이 시기에 탄핵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검사를 포함해 탄핵이 발의되고 의결된 것에 대해 정치적이라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