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친명 김영진 "출마는 명예회복 수단 아냐"…사실상 이재명 뜻 해석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조 전 장관 일가의 입시비리가 불거지면서 ‘내로남불’ 프레임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에, 그의 출마로 여론의 역풍이 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진행자에게 "최대한 법률적으로 소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것이 안 받아들여지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 회복의 길을 찾는 것을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친명(친이재명)계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정치와 국회의원 출마가 명예 회복의 수단은 아니다"라며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에게 부산 지역 출마를 권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가는 적절하지 않은 선택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 출마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의 이런 언급은,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의중일 것이라는 설이 무성하다.

정치권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인 현 선거제가 유지되면 조 전 장관이 야권의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할 가능성과 ‘호남 신당’ 창당, 무소속 출마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실제 출마할 경우 민주당의 주요 선거 전략인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옅어지고, 조 전 장관 일가의 비리가 다시 이슈로 떠올라 중도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민주당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예 조 전 장관 출마 이슈와 ‘거리두기’를 하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나와 "본인도 정확한 판단을 한 것 같지는 않으니 조금 지켜볼 일"이라며 찬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조 전 장관 출마 이슈에 벌써 휘말려서 좋을 것이 없다"며 "지금은 윤석열 정권의 실책과 폭정에 맞서는 게 우선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