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홍익표 “선거용 급조”
하남시 의원 “주민의견 수렴”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서울’ 정책을 두고 개별 의원들이 제각각 주장을 펼치며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일 오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선거가 급하다고 정략적인 공수표들을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 경제가 참으로 어렵지만 정부·여당의 마음은 여전히 콩밭에 가 있는 것 같다”며 “조삼모사(朝三暮四)식의 눈속임으로 물가가 잡히는 것도 아니고, 민생과 무관한 선거용 공수표 남발로 이 국면을 넘어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언급은 최근 여당이 잇따라 내놓은 메가시티 서울과 공매도 금지 등이 총선용 급조 정책이라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서울과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하면 반대한다고 답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아이러니한 건 작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부·울·경 메가시티’ 방안을 백지화시킨 게 바로 국민의힘인데, 인제 와서 아무 일 없던 듯 서울 메가시티를 얘기하는 적반하장과 후안무치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통 문제 해결을 1단계, 2단계는 지방 거점 도시 문제 해결, 3단계로 서울과 수도권의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할 거냐, 이렇게 3단계에 대한 해법을 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은 지도부와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경기 하남시에 지역구를 둔 최종윤 의원은 “주민들의 의견부터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 김포시에 지역구를 둔 김주영·박상혁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조경태 수도권 주민편익 개선 특별위원회 위원장 모두 내년 총선에 김포로 출마하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야당이 뚜렷한 대안도 내지 않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남경필 당시 경기지사가 ‘광역서울도’ 구상을 내놓자 “선거 승리라는 정치적 의도로 보인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반대할 경우 되레 여당이 총선 이슈를 선점하게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내놓은 정책을 묶어서 비판하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