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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문사회硏 해양수산개발원 등
카페서 한번에 135만원 쓰기도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속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지난해 커피값으로 17억 원가량을 법인카드로 지출한 것으로 27일 드러났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들 기관의 법인카드 사용 기준과 용처를 점검하고,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한 지출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국민의힘) 의원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산하 26개 출연연구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이 지난해 법인카드로 낸 커피값은 총 16억7599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2억3945만 원) 대비 4억3654만 원(35.2%)이나 늘어난 수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전 임명한 정해구 이사장이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차에도 수장으로 있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한국교통연구원 등 경제·인문·사회 분야의 출연연구기관들을 총괄해 관리하고 있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교통연구원(2억8549만 원)이 지난해(1억8108만 원)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많은 커피비를 지출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2억8225만 원), 한국환경연구원(1억1458만 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1억798만 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환경연구원(2596만 원·341.4%)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1876만 원·475.5%)은 커피 지출액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이들 상위 4개 기관의 커피비 지출 규모는 총 7억9030만 원으로, 전체 지출 규모(16억7599만 원)의 47.1%를 차지했다.

법인카드 지출 내역 곳곳에서 ‘쪼개기 결제’ 의혹도 발견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해 지출한 커피비의 절반가량(1억4000만 원)을 본원 1층에 입주한 카페에서 결제했는데, 지난해 12월 27일엔 이 카페에서 ‘업무추진비-부서운영비’ 명목으로 135만 원을 쓰기도 했다. 한국환경연구원의 경우 오는 31일 ‘탈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글로벌 순환경제 콘퍼런스’를 앞두고 있으나, 1억 원 이상을 카페에서 지출하며 일회용품 소비에 앞장섰다는 지적도 받았다.

윤창현 의원은 “민간 회사에서도 사용하는 커피메이커 대신 공공기관이 한 해 16억 원 이상을 커피전문점에서 지출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낭비”라면서 “국무조정실은 법인카드 사용 기준을 점검하고 불합리한 예산은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