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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와 관련, 구체적 선거구 획정 기준을 확정해 달라고 요청한 시한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국회는 내년 총선의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법정시한(올해 3월 10일)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올해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각 정당과 의원 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선거구가 획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획정위는 국회 정개특위에 국외부재자신고 개시일 전 1개월인 오는 12일까지 획정 기준을 통보해 줄 것을 촉구한 상태다. 앞서 획정위는 "선거구 획정이 더 지연될 경우 유권자와 입후보 예정자의 참정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의하면 11월 12일부터 내년 총선 국외부재자신고, 12월 12일부터는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이 이뤄지는 등 본격적인 22대 총선 선거일이 시작된다. 그러나 역대 총선의 선거구 획정 시기를 보면 18대 총선 때는 선거일 47일 전이었고, 19대 44일 전, 20대 42일 전, 21대는 39일 전에 이뤄지는 등 갈수록 획정 작업이 늦어졌다. 여야의 갈등이 최정점에 이른 22대 국회는 획정 작업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행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 지역구 인구 범위를 초과하거나 미달해 합구, 분구 등 조정이 필요한 선거구는 총 31곳이라는 것이 획정위의 설명이다. 예컨대 서울 종로구와 중구 두 곳 모두 인구수 감소로 통합해야 한다. 현행 종로, 중-성동갑, 중-성동을 등 3개 지역구가 종로-중, 성동갑, 성동을 등으로 조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2대 총선 지역구의 인구수는 하한 13만5521명, 상한 27만1042명이다. 중구 인구수가 12만317명으로 하한선에 미달하지만, 14만1223명인 종로구와 합치면 26만1540명으로 인구 범위 내로 들어온다. 성동구 인구수는 28만707명으로 상한선을 넘어선 상황이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 현역 의원들에게 선거판이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인지도가 높아 선거구가 조정되더라도 신인이나 무명의 정치인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수를 맞추고자 선거구 획정을 인위적으로 맞출 경우 선거를 뛰는 후보로서는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벗어나 안갯속에서 경주하는 것과 같은 상황과 마주할 수 있다.

정개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21대 총선 당시 서울 중구는 인접한 종로, 성동구를 포함해 마포, 용산, 서대문구 어디와 엮으려 해도 인구 상한선을 초과했다"며 "결국 자치구 일부만 떼서 넘기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을 깨고 생활권이 그나마 가까운 성동구 일부를 중구와 합쳐 지역구를 만들었다. 당시 후보들의 반발이 거셌다"고 설명했다.

이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