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수원·김포 등 산책로에 활용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와인 병마개로 쓰이는 코르크가 친환경 보행로 바닥재로 각광받고 있다. 밟으면 폭신한 감촉으로 걷는 이의 무릎에 부담을 줄여주는가 하면 공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까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원 산책로 공사를 앞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와인이 활발히 소비되는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 등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병마개를 긁어 모으고 있다.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최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일원 수원월드컵경기장 중앙광장에 코르크 산책로(사진)를 조성했다고 26일 밝혔다. 산책로는 길이 320m, 폭 2m 규모의 원형 산책 코스로, 기존에 낡고 갈라진 대리석과 벽돌 바닥재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코르크 마개를 잘게 부숴 깔았다. 재단은 산책로 조성을 위해 지난 7월 호텔 체인 5곳과 코르크 마개 재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를 계기로 각 호텔에서 포도주 코르크 마개 125㎏을 공급받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자체에도 서서히 확산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코르크 마개를 공급해줄 와인 판매업체를 모집한 서울 성동구는 구청사 인근 노인 쉼터에 코르크를 분쇄해 바닥에 깔았으며, 경기 수원시와 김포시도 시내 술집 등으로부터 코르크를 수집해 공원 산책로 바닥재를 교체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이 산책로 바닥재로 코르크에 주목하는 이유는 충격 흡수 효과가 뛰어나 걷기 운동에 좋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고무나 보도블록 바닥재는 시간이 지나면 부스러기가 나와 인체나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교체 시 모두 폐기 처리해야 해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반면 코르크 마개는 떡갈나무나 굴참나무 껍질로 만들어져 생산·분해과정에서 유해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대기 정화 효과도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르크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코르크 마개를 따로 모으면 귀중한 자원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