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 변호인단이 지난 4월 델라웨어주 월밍턴의 뉴캐슬 카운티 법정에서 폭스뉴스와의 소송전을 치른 뒤 법원을 나오고 있는 모습. 뉴시스

■ 팩트체크 - 김기현 ‘가짜뉴스 SNS글’

‘트럼프 낙선 조작’ 보도했던 폭스
미국 역사상 언론사 최대 합의금

정부·여당이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SNS에 게재한 글이 화제가 됐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는 그 누구도 누릴 수 없다.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인정되는 미국에서 허위 사실에 기반해 음모론을 보도한 언론사가 1조 원이 넘는 거액의 배상금을 물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1조 원이란 천문학적 배상금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19일 문화일보가 외신보도를 확인한 결과,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투·개표기 업체가 선거 결과를 조작했다는 음모론을 집중적으로 보도해 온 미국 폭스뉴스가 지난 4월 해당 업체에 7억8750만 달러(약 1조410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역사상 언론사가 명예훼손 소송으로 지급한 합의금 중 최고 액수다.

폭스뉴스는 2020년 대선에서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이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찍은 표를 바이든 표로 바꿨다는 의혹을 연이어 보도했다. 도미니언은 미국 50개 주 중 28개 주에 투·개표기를 공급한 상태였다. 도미니언은 폭스뉴스의 허위 주장으로 명예훼손 피해를 봤다며 2021년 16억 달러(2조 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2년간 재판 끝에 청구금액의 절반을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배상액은 폭스의 지난해 매출 140억 달러(18조5000억 원)의 5％에 달하는 거액이다. 현지 언론은 “어떤 방식으로 배상액을 지급하더라도 경영상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가짜뉴스 근절 긴급공청회’를 개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당은 가짜뉴스 처벌 강화를 위한 입법을 현재 추진 중”이라며 “가짜뉴스를 재활용하는 정치적 선동을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홍균 국민대 법대 교수는 발제에서 “가짜뉴스를 전담할 기구를 만들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해완·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