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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10문10답

하루 2번 타면 月 3만원 이익… 서울 승차-경기 하차 때도 혜택

민정혜 기자 외 3명
민정혜 기자 외 3명
  • 입력 2023-09-19 09:20
  • 수정 2023-09-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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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서울시 ‘교통 프리패스’

서울시내 지하철·버스·따릉이
한달 6만5000원에 무제한 이용
기후동행카드, 내년 1월 출시

팬데믹때 줄어든 대중교통 늘려
온실가스 배출 감축 효과 기대

지하철, 서울外 승차 사용 못해
경기·인천 등 타지역 버스 제외
서울시, 이용범위 확대 등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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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혜·이정민 기자, 부산=김기현·수원=박성훈 기자

서울시가 내년 1월 ‘월 6만5000원’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내놓는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떨어진 대중교통 이용률을 끌어올려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고물가 시대 교통비에 따른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묘안으로 평가된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으로 연간 1만3000대가량의 승용차 이용이 줄어 3만2000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약 50만 명의 시민이 1인당 연간 34만 원 이상의 할인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기후동행카드는 경기·인천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내년 1월 전까지 경기·인천과 협의해 수도권 전역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1. 기후동행카드란

월 6만5000원짜리 ‘서울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 이용권’이다. 기후동행카드를 사면 한 달 동안 서울 권역 내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비롯해 다양한 이동 수단을 통합·연계하고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하철에만 적용됐던 기존 정기권에서 범위가 확장됐다. 이용 횟수 제한, 사후 환급과정 등이 필요한 다른 교통 패스와도 차별화된다. 서울시는 한강 리버버스(수상버스) 등 새롭게 추가되는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도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후동행카드는 내년 1월 출시된다. 서울시는 5월까지 시범 판매, 보완 과정을 거쳐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실물 카드는 처음에 3000원으로 카드를 구매한 뒤에 매월 6만5000원을 충전해 이용하면 된다.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앱은 시범 판매 기간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에서만 제공하며 본 사업 때는 애플 운영체제(iOS)로도 확대된다.

2. 기후동행카드 추진 배경

기후동행카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승용차를 운행했던 서울 시민들이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인할 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실제 교통수단분담률(하루 중 이용하는 교통수단의 분포 비율)을 보면 대중교통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65.6%를 차지했는데 2021년에는 52.9%로 12.7%포인트 줄었다. 반대로 승용차는 같은 기간 24.5%에서 38%로 13.5%포인트 증가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시민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승용차를 몰았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서울 내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중 수송 분야가 17%(약 763만t)를 차지하고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승용차 이용을 대중교통 수요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가계의 교통비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결단도 기후동행카드가 탄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물가·에너지 비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버스 요금에 이어 다음 달 지하철 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어 시는 서울 시민이 체감하는 가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3. 기후동행카드 이용 범위는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시내에서 승하차하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기본요금이 다른 신분당선은 제외된다.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면 이용할 수 있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하는 경우엔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버스의 경우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모두 이용할 수 있고,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다른 광역버스는 서울 지역 내라도 이용할 수 없다. 서울과 다른 지역 버스를 구분하는 기준은 ‘노선 면허’를 얻은 지역이다. 각 버스 노선번호를 검색하면 해당하는 면허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따릉이는 ‘1시간 이용권’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월 6만5000원짜리 기후동행카드를 사면 서울 권역 내 지하철(위 사진), 따릉이(아래)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자료사진



4. 기후동행카드는 어떤 시민이 이용하면 이득일까

대중교통 요금 인상분이 반영된 내년 1월 1일 기본요금(지하철 1400원·시내버스 1500원·마을버스 1200원) 기준, 서울에서 하루 2회 이상 대중교통을 타면 기후동행카드 이용에 따른 요금 할인 혜택이 생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권역에서만 매월 6만5000원 이상 대중교통 요금을 내는 시민이 90만 명으로 추산됐고 알뜰카드와 정부가 도입할 예정인 K-패스 이용자 등을 빼면 50만 명이 남는다”며 “50만 명이 주말 따릉이까지 탄다는 가정하에 기후동행카드를 월 40회 이용하면 산 만큼 값을 하고, 60회 쓰면 3만 원의 할인 혜택을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8월 12일부터 300원 올라 1200원에서 1500원이 됐다. 지하철은 10월 7일부터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인상된다. 내년 하반기에 150원 더 오른다. 일례로 노원구 상계동에 살고 강남역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A 씨는 승용차를 타면 한 달에 16만 원이 들지만, 기후동행카드를 쓰면 주차비를 뺀 교통비만 9만 원 이상 아낀다. 은평뉴타운에서 평일 교대역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주말에 승용차를 이용해 교외로 나들이 가는 B 씨는 주말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한 달 교통비가 12만 원(대중교통 8만1400원, 주유비 3만86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준다.

5. 해외 사례는

범지구적으로 폭염·폭우·가뭄 등 기후 위기 징후가 나타나면서 독일, 프랑스 등 세계 여러 국가가 무제한 교통카드를 도입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6∼8월 한화 약 1만2000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을 실험 도입,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9유로 티켓’ 약 5000만 장을 판매한 결과 독일에서는 대중교통 이용률 25% 증가, 이산화탄소 180만t 저감, 물가 상승률 0.7% 감소, 교통 혼잡 개선, 대중교통 신규 이용자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독일은 올해 5월부터 월 49유로 ‘도이칠란트 티켓’(D-Ticket)을 본격 도입했고, 석 달여 만에 1100만 장을 판매했다. 프랑스 파리도 월 72.9유로의 정기권 ‘나비고’를 판매하고 있다.

6. 기존 할인제도는 유지되나

서울시는 내년에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하더라도 기존 대중교통 지원 정책은 일단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 2004년 전국 최초로 지하철과 버스를 포괄하는 대중교통 통합환승제를 도입했다. 30분 이내에 다른 노선의 버스로 갈아타거나 대중교통 수단을 바꿔 타도 하루 4회까지 추가 요금이 들지 않는 제도다. 월 5만5000원으로 최대 60회까지 서울 지역 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도시철도 정기권도 시 요금 지원 정책 중 하나다. 다만 도시철도 정기권으로 버스 환승 할인은 받을 수 없다. 이 외에도 오전 6시 30분 이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기본요금의 20%를 할인해 주는 조조할인도 시행 중이다. 청년에게는 실사용 교통 요금의 20%를 연간 최대 10만 원까지 마일리지로 환급해 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그 기간에는 기존 정책들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요금 지원 정책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가 아닌 정부가 운영하는 교통비 지원 정책인 알뜰교통카드는 내년 하반기 K-패스가 도입되면 서비스가 중단된다. 정부는 알뜰교통카드 이용자에게 카드를 새로 발급하는 대신 그대로 K-패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7. 경기, 인천 등은 왜 반발하나

경기도, 인천시, 코레일 등은 서울시의 독단적 사업 추진 행태가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경기도는 지난 11일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발표 직후 유감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도시철도 등을 통해 하나의 교통 생활권으로 묶인 상태에서 파급력이 큰 기후동행카드가 사용될 경우 경기도나 인천시에도 영향이 적지 않을 텐데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친 뒤에 발표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코레일도 이들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10분 환승 할인, 지하철 요금 인상 등 교통 분야에서 서울시가 사전 협의 없이 정책을 추진한다고 불만을 가져 왔는데 기후동행카드 도입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된 것이다. 경기도와 인천시가 교통 문제에 대해 특히 예민하게 나오는 것은 도시철도 환승과 관련해 자신들의 분담 몫이 커질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협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결국 뒷감당은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8. 다른 지역에는 없나

지난 8월부터 시행된 부산의 동백패스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부산시는 8월 1일부터 시민 1명의 대중교통 이용 요금이 월 4만5000원을 초과할 경우 9만 원 내에서 최대 4만5000원까지 환급해 주는 ‘동백패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통합할인제 시도는 전국 처음으로, 이후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 등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 지역 화폐인 ‘동백전’ 앱에서 동백패스 서비스를 등록하고 BNK부산은행의 후불 교통카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도시철도(1∼4호선 지하철), 경전철, 동해선(철도)이 모두 혜택 대상이다. 환급은 대중교통 이용 요금이 4만5000원을 초과한 달의 다음 달 10일에 동백전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상당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시 조사 결과 동백패스가 시행된 8월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이용 횟수는 5900만 회로, 지난해 같은 달 5700만 회보다 3.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9. 정부 추진 K-패스와의 차이점은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적용 지역과 지원 방법이다. 우선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시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K-패스는 전국을 대상으로 한다. 또 기후동행카드가 모든 대중교통을 월 6만5000원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달리 K-패스는 대중교통 이용료의 일정 부분을 환급해 주는 구조다.

내년 7월에 도입되는 K-패스는 월 21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출 금액의 20∼53%를 월 최대 60회까지 적립해 다음 달에 돌려받을 수 있다. 마일리지 적립률이 가장 높은 저소득층은 버스 요금 1500원을 기준으로 한 달에 4만8000원, 연간 57만6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여기에 카드사의 추가 할인 10%까지 받으면 아낄 수 있는 금액 폭은 더 커진다. 일각에서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가 교통비 부담 완화라는 기능이 중복돼 정책적 효과가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후동행카드는 횟수 제한이 없어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수록 유리하고 K-패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횟수에 유리하다”며 “소비자로서는 즐거운 선택을 하는 건전한 정책 경쟁인데 그걸 회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10. 오세훈 서울시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미칠 영향은

오 시장은 유력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이번 기후동행카드 도입이 성공할 경우 오 시장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시내버스 중앙차로제, 환승제 등 교통정책의 성공에 힘입어 유력 대권 후보로 발돋움한 전례도 있다. 최근 경기도가 유독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 또 다른 유력 대권 후보인 김동연 경기지사의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또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K-패스를 발표한 상황에서 오 시장이 새로 기후동행카드 정책을 낸 것 역시 여권의 또 다른 대권 후보로 손꼽히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 대한 견제책으로 풀이하는 이들도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이러한 사정을 콕 짚어 “기후동행카드가 오 시장의 대권 레이스를 위해 일방적이고 성급하게 준비됐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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