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한 버스정류장에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 해제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연합뉴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매출액 23%…유사 규모 대학 상권 중 높은 편
"전용지구 재시행 시 관리주체로서 거부할 것" 주장


서울시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여부를 6개월간 유예하기로 하자 서대문구는 해제를 촉구하며 차량 통행에 따른 효과가 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13일 오후 창천교회 백주년기념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어 "전용지구를 시범 해제한 지난 6개월간 연세로 상권이 활성화했고 교통도 문제없다고 분석됐는데도 이 시점에 다시 차를 막겠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구는 전문가에 의뢰한 연세로 상권 매출 현황과 교통량 변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윤상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가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데이터를 토대로 연세로 상권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점포당 매출액은 23.0%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대입구역, 건대입구역, 교대역 등 서울 내 신촌과 유사한 규모의 대학 상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연세로 상권의 유동 인구 증가율도 38.6%로 3곳 중 모두 가장 높았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 자체 상권 분석 결과에 허점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 구청장은 "당초 공고된 매출액 분석 대상 상권은 ‘연세로(신촌로터리∼연세대삼거리) 550ｍ 구간’으로, 마포 지역을 포함하는 ‘신촌역’이 아니다"라며 "연세로 구간으로 하면 1분기 매출 증가율이 41.5%로 홍대입구역(46.6%)에 이어 2위"라고 말했다.

구에 따르면 서울시 내부 자료에는 신촌역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났다. 이는 홍대입구역(47%), 대학로(39%), 건대입구역(35%)에 이어 매출 증가율 4위다. 시는 이를 근거로 연세로 상권 매출 현황이 온전히 전용지구 일시 해제 영향인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구청장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여부를 위한 실험이 연장될 경우 "서울시가 전용지구 재시행을 결정한다면 불합리한 제도인 만큼 연세로 관리주체로서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적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오세훈 서울시장이 관련 내용을 다시 정확히 보고받아 이달 말까지 상식적인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서대문구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봉수 신촌 상가번영회장은 "전용지구 탓에 교통 환경이 악화하고 상권은 몰락했다"며 "상권이 살아나는 이 시점에 다시 차 없는 거리로 환원된다면 지난 9년간 희생을 강요받은 상인과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보행권이 약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차선인 연세로 교통 안전이 담보됐을 경우 보행성이 나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광역 상권인 신촌의 경우 접근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