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트체크 - 의경 부활시켜 8781명 배치

국방부의 신규병력 협조 과제

월급 등 인건비 등 최소 52억
운영·시설비 등 4000억 소요

자율방범 10만명 활용 대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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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동기 범죄, 이른바 ‘묻지마 범죄’의 예방책으로 정부가 병역 자원을 활용해 순찰 업무 등을 맡을 의무경찰 제도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방부가 매년 신규 병역 자원 일부를 지원해줘야 의경 재도입도 가능해 국방부의 협조가 최우선이다. 하지만 현재도 5만 명의 현역병이 감소한 상황에서 국방부의 전격적인 협조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의 산을 넘더라도, 의경 8000여 명의 연간 운영비와 시설비 등으로 약 4000억 원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고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이 과정에서 정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과 국방부는 의경 제도 부활과 관련해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묻지마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며 의경 재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내부적으로 의경 8781명을 확보하는 방안을 세운 상태다. 전국 259개 경찰서마다 즉시 출동하는 신속대응팀 3885명을 배치하고, 치안 수요가 높은 51개 경찰서에 각각 부대를 배치해 방범순찰대 4896명을 운용하는 게 골자다. 신속대응팀은 인파 관리 등 재난 상황에 신속 대응, 자율방범대는 범죄 예방 활동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높다. 한때 3만7000여 명에 달했던 의경은 국방 자원 감소에 따라 올해 5월 폐지됐다. 지난해 정부가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해 추산한 바에 따르면, 만 20세 남성 인구는 2020년 33만4000명에서 2040년대 초반에는 절반 수준(12만6000명)으로 급감한다. 국방부로서도 현역 자원이 줄면서 병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국방백서에 따르면 국군 평시 병력은 지난해 말 기준 50만여 명으로 2020년 55만5000명에 비해 2년 동안 10%가량 감소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안보만큼 치안도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 지원이 가능한지는 협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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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산은 예산 확보다. 경찰청에 따르면 의경 운영비는 연간 1492억 원, 시설비 2463억 원 등이 소요된다. 사병 월급이 이등병 기준 60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건비만 최소 52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전날 “헐값에 청년을 데려다가 치안 공백을 메꾼다”며 “병력이 부족하면 장병이 과로하게 되고 각종 사건·사고가 빈발한다”고 반대 성명을 냈다.

경찰은 치안 기능 강화의 다른 대안으로 9만7000명의 자율방범대원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자체 예산을 지원해 사기 진작 차원에서 포상을 지급하거나 개별 수당 지급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