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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개별적 판단에 따라 처방
서울대 약대, 의대 연구팀 분석
"안전 치료방안 마련해야"


대학병원에 입원 중인 소아중환자 대부분이 ‘허가 외 의약품’(오프라벨·Off label)으로 치료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프라벨은 허가받은 의약품이지만, 적응증과 연령, 용량 중 어느 하나라도 허가사항에 기재돼 있지 않은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를 말한다. 즉 국내 소아 중환자에게 처방되는 대부분의 의약품이 별도의 임상 지침 없이 의료진의 개별적인 판단에 따라 성인 적응증 및 용량을 기준으로 처방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대약대·가천대약대·서울대의대 공동 연구팀은 2019년 7월부터 1년 동안 서울대병원 소아중환자실(PICU)에서 24시간 이상 입원 치료를 받은 소아 환자 502명(평균 나이 1.7세)에게 사용된 총 6183개의 처방 약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Saudi pharmaceutical journal) 최근호에 발표됐다.

오프라벨은 허가 과정에서 별도의 임상시험이 없었던 소아, 임산부, 노인 환자와 희귀질환자, 암 환자 등에게 주로 사용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석 대상 소아 중환자에게는 1인당 평균 12종류의 약물이 투여됐는데, 이중 9개가 허가 외 처방이었다. 환자 전체로는 99.6%(500명)가 중환자실 입원 기간에 1개 이상의 허가 외 처방을 받았다. 허가 외 사용은 진정, 소화기, 항균, 심혈관계 관련 약물 순으로 많았다. 항목별로는 용량(67.8%), 연령(50.1%), 적응증(31.5%)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전문가들은 소아 환자에 대한 허가 외 의약품 처방과 관련, 안전한 치료를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료계에서는 규제 당국이 일부 의약품의 허가 외 투약이 불가피한 점을 인정하고 급여 체계 개선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소아 환자의 경우 법적으로 허가 외 처방 자체가 안 돼 이에 따른 치료비(비보험) 전액을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

이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