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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이재환(30)·나슬기(여·30) 부부

인생 첫 데이트를 기억하시나요. 저(재환)와 아내는 ‘모태솔로’로, 대학생 때 처음 연애를 시작했어요. 서로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하다못해 아내와 처음 여행을 가기 전 ‘답사’도 다녀왔을 정도였으니까요.

여느 대학교 신입생처럼 ‘이제 대학에 들어왔으니 연애를 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소개팅을 했어요. 반면 아내는 누구를 소개받는 게 부담스러워 거절하다가 마지못해 소개팅에 나왔어요. 소개팅에서 만난 아내의 모든 게 좋았죠.

소개팅 이후 한 달 정도 지난 2011년 4월 8일, 제가 아내에게 고백했어요. 이날 아내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며 준비한 고백 멘트를 몇 번이나 연습했는지 모릅니다. 아내가 좋아하던 ‘캐러멜마키아토’를 건네며 “나랑 사귀자”고 했죠. 긴장한 저와 달리 아내는 흔쾌히 그러자고 대답했어요. 아내 앞에선 티를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 정말 기뻤어요. 기숙사로 돌아가자마자 친구들에게 “나 여자친구 생겼다!”고 자랑했던 기억이 나요. 돌이켜보면 모든 게 서툴렀어요. 마주 보는 게 어색해 옆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도 했죠. 함께 맞이한 첫 크리스마스 때 부산 여행을 갔는데, 친구들과 미리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어요. 여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간대별 동선을 짰죠. 서투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지금은 계획을 지나치게 세우지 않아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지만요. 하하.

올해 저희 부부는 결혼 6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제 키는 190㎝고 아내는 155㎝라서 저희 키 차이는 35㎝나 나요. 제 아내를 딸로 오해하기도 하죠. 친구들은 저희를 ‘고목나무’와 ‘매미’ 같다고 놀리기도 해요.

결혼해서 가장 좋은 점은 아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죠. 맛있는 거 먹으며 행복해하고, 여행 가면 기분 좋다고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설레고 사랑스러워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