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캠퍼스투어에 참여한 스위스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선 시대 관원 집무복인 ‘단령’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대원들, 힙합·국악 공연 관람
“즐거운 기억 갖고 돌아갈 것”

권승현·강한 기자, 용인=박성훈 기자

“‘샤이니(Shiny·반짝 빛나는) 서울’에 와서 좋아요. 새만금 야영장에서 조기 퇴영한 것은 아쉽지만,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궁금하고 기대돼요.”

지난 8일 새만금 야영지를 떠나 오는 12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나머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일정을 즐기게 된 참가자들은 9일 오전 국악·한복 등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즐거워했다. 종로구 성균관대 기숙사에 입소한 스위스 잼버리 대원 280명은 이날 오전 9시 교내 식당에서 덮밥, 샌드위치, 비건 식단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한 뒤 캠퍼스 투어를 시작했다. 성균관 유생들이 입던 ‘청금복’을 입은 대원들은 성균관 문묘, 명륜당, 600년 된 은행나무 등을 둘러보며 이색적인 풍경을 즐겼다. 일부 대원은 “반짝 빛나는(Shiny) 서울”이라고 외치며 기자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스카우트 리더 자이나(18) 씨는 “조기 퇴영해 아쉽지만, 태풍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에서 즐거운 기억들을 만들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은 “폭염에 태풍까지 겹친 대원들이 한국에 대해 즐거운 이미지와 기억을 갖고 돌아가도록 (사회 전체가)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마포구 홍익대·서강대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는 스위스 잼버리 대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부터 마포아트센터에서 국악, 난타 공연 등을 관람했다. K-팝 배경음악에 맞춰 태권도를 배우는 수업에서 사회자가 “태권도 배워본 사람 손 들어보세요”라고 하자 일부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사회자는 지르기, 발차기 등 기본적인 자세를 알려줬다. 일부는 흥에 겨워 태권도 자세를 취하면서 춤을 추기도 했다. 대원들은 배경음악으로 걸그룹 뉴진스의 ‘super shy’를 틀어달라고 요청하고 단체로 춤을 추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명지대 기숙사에서 만난 잼버리 참가 대원들도 새로운 일정을 소화하기에 앞서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독일 스카우트 리더 클라라 브라시(22) 씨는 “뜨거운 날씨에 대원들이 많이 지쳤던 것은 사실이지만 금세 또 적응할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스카우트 정신”이라며 “태풍 영향 탓에 장소를 옮기게 돼 아쉽지만 앞으로 또 어떤 일정을 소화하게 될지 기대가 크다”며 밝게 웃었다. 다만 일부 지자체·대학 관계자들은 급조한 일정에 난감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무작위로 차출당해 현장에 왔는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침도 없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