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요원 못정하고 조직위 우왕좌왕
태풍·폭염 등 재난매뉴얼도 무용지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 가능성에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하는 상황을 맞았지만, 태풍에 따른 야영 철수와 인솔 관련 매뉴얼은 구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조직위가 강조해온 자연재난 대응 매뉴얼은 현장 철수에 무용지물이 됐고, 참가자 이동 시작 직전까지 종합상황실 상경 계획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8일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156개국 3만6000여 명이 버스 1014대를 이용해 수도권과 충청권 공공·민간 기관 시설 등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문제는 이송, 인솔과 관련해선 구체적 지침이 전달되지 않아 현장에 혼란이 나타나기도 했다. 종합 상황실 이전과 관련해 조직위 관계자는 “별도로 이동해야 되는지 포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종합상황실은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영지 내에서 운영될 계획이었지만, 조직위 관계자는 오전까지도 이전 시기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기 철수로 무용지물이 됐지만 조직위가 대회 초반부터 언급해 온 자연재난 대응 매뉴얼도 원론적 내용에 불과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직위가 마련한 자연재난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기상예비특보가 발효되는 ‘주의단계’에는 수송차량 배치, 대피소 연락 준비 등 비상대피 활동체계를 점검한다. 기상주의보가 발효되는 ‘경계단계’가 되면 위기 대응 협력기관 및 단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하고, 기상경보와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심각단계’에는 8개 시·군 342개 실내 대피소로 대원을 이동시킨다. 행사 또는 참가 인원, 참가자 특성 등이 반영되지 않은 원론적인 매뉴얼이라는 지적이다. 8월은 국내에서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인 데다 지난 주말부터 한반도가 카눈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됐지만 매뉴얼에 의존해 전날 오전에서야 대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선 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