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게양된 검찰기. 연합뉴스

은행원까지 가담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규모 대포 통장을 유통한 일당, 폭력조직 ‘동방파’ 두목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조직 등 86명이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이 출범한 지 1년 만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합수단은 범정부 차원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한 결과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 및 발생 건수가 직전 연도 대비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합수단은 지난 1년간 280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86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3일 밝혔다. 합수단은 2020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유령법인 42개를 설립하고 대포통장 190개를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대여한 일당 24명을 적발했다. 여기엔 대포통장 개설을 돕고 그 대가로 펀드·보험 상품 가입을 유치한 은행원 A(40) 씨도 포함돼 있었다. 또 합수단은 동방파 두목, ‘칠성파’ 행동대원 등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보이스피싱 조직 총 30명을 입건하기도 했다. 이들 조직은 피해자 23명으로부터 약 9억5000만 원을 편취했다.

합수단은 수년간 진전이 없던 보이스피싱 사건도 전면 재수사해 성과를 냈다. 합수단은 기소 중지된 사건 가운데 피해자 288명으로부터 약 9억6000만 원을 속여 뺏은 후 11년간 지명수배를 피해 도피생활을 한 보이스피싱 콜센터 총책을 체포해 구속기소 했다. 또 약 10년 전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단체를 조직했음에도 인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처벌되지 않은 중국 총책을 특정해 재판에 넘겼다.

합수단에 의해 기소된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들은 중형을 선고받았다. 합수단이 지난해 8월 강화된 검찰 사건처리 기준을 적용해 적극적 양형 의견을 내면서다. 일례로 4년 동안 피해자 435명에게 26억 원을 받아 챙긴 콜센터 총책은 1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합수단은 지난해 7월 검찰·경찰·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방송통신위원회 등 범정부 인력 56명으로 구성됐다. 합수단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5438억 원으로 2021년 7744억 원에 비해 28.9%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발생 건수도 3만982건에서 2만1832건으로 29.5% 감소했다. 합수단은 “관계기관 뜻을 모아 운영기간을 연장하고 합동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국민의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