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5일 산사태로 주택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73개 시군구서 5566명 대피…정전으로 1500가구 불편


전국 곳곳에 폭우가 계속되면서 인명·재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전날 오후 11시까지 폭우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모두 3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경북 17명을 비롯해 충남 4명, 충북 4명, 세종 1명 등 모두 26명이다. 실종자는 경북 9명, 부산 1명 등 10명이다. 오후 6시 기준 집계보다 사망자는 4명 늘고 실종자는 4명 감소했다.

산사태 피해가 컸던 경북에서는 사망자와 실종자를 더해 2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중대본의 오후 11시 기준 실종자 수 집계에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지하차도 차량 침수사고 관련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전날 오전 8시 40분 오송읍 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겨 차량 15대가 고립됐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했고 전날 저녁 10시까지 11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9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다. 고립된 차량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강원 원주에선 전날 오전 8시 20분 65세 남성이 하천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전북 익산에서는 배수로에서 60대 주민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모두 호우 관련이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됐다.

산사태와 주택침수 등 피해가 속출하면서 대피 인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오후 11시 기준으로 집계된 사전 대피 인원은 13개 시도 73개 시군구에서 3323가구에 5566명이다. 호우로 인한 공공시설 피해는 전국 곳곳에서 모두 74건이 접수됐다. 도로 사면유실 9건, 도로 파손·유실 21건, 옹벽 파손 3건, 토사유출 12건, 하천제방유실 7건, 침수 13건 등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충북 청주 오송읍 쌍청리마을의 도로가 물에 잠겨 침수된 차량이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사유시설 피해는 104건 발생했다. 주택 30채가 침수됐으며 주택 파손 6채, 어선 피해 6척, 옹벽파손을 포함한 기타 60건 등이다. 정전 피해로 경북 예천·문경, 충북 증평·괴산 등 1500가구가 아직 불편을 겪고 있다. 벼, 콩 등 농작물은 총 9309.5㏊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번 호우로 도로 196곳이 통제됐다. 국도 21호선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구간과 국도 25호선 충북 청주시 석곡교차로~석판교차로 구간 등 국도 7곳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철도는 일반열차 모든 선로 운행이 중지됐으며, KTX는 일부 구간에서 운행 중이지만 호우로 인해 서행하고 있다. 세월교와 하천변 산책로 707곳, 둔치주차장 208곳, 숲길 99개 구간 등이 통제됐다. 항공기는 20편이 결항했으며 여객선은 기상악화로 20개 항로 28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한편, 전날 오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충남 공주 298.0㎜, 충남 청양 293.5㎜, 세종 287.0㎜, 충북 청주 275.5㎜, 충남 보령 227.4㎜, 경북 문경 207.5㎜ 등이다. 기상청은 이날까지 전국에 돌풍을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