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질병청·警·지자체 합동
임시 신생아번호 부여 아동 대상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유령 아동’ 2236명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전수조사가 이르면 28일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청, 경찰,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전수조사를 실시해 한 달 내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27일 복지부에 따르면 미신고 출생아 2236명 현황을 파악하는 전수조사는 28일이나 29일 착수된다. 조사 대상은 2015년부터 8년간 의료기관에서 태어난 신생아 중 출생신고가 안 돼 주민등록번호는 없지만, 출생 직후 필수 예방접종을 위한 ‘임시 신생아 번호’가 부여된 아동이다. 전수조사는 한 달 내 마칠 계획이다. 복지부는 전수조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주 내 정부 합동으로 ‘적극 행정 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감사원은 복지부 정기 감사에서 신생아 B형간염 백신 접종 정보 등을 토대로 미신고 출생아 2236명을 파악했다. 이 중 1%인 23명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최소 3명이 숨지고 1명은 유기가 의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법상으로는 복지부가 전수조사 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임시 신생아 번호를 토대로 산모 정보를 수집해 출생신고 여부를 확인하거나 추적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서다. 임시 신생아 번호는 필수 예방접종 목적인 만큼 행정기관인 복지부가 목적 외로 사용하면 위법 소지가 있다. 출산과 분만 의료행위는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임시 신생아 번호(출생·접종 기록)는 질병관리청, 출생신고와 가족관계등록법은 행정안전부와 법무부의 소관이다. 이들 정보를 통합해 공유하는 체계도 아직 없다.

이에 복지부는 임시 신생아 번호를 실제 출생신고와 대조·확인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급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시행령 개정이 석 달가량 걸리는 만큼 개정 전에라도 ‘적극 행정’을 통해 당장 조사에 착수하기로 한 것이다. 적극 행정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법령 해석과 업무 처리를 적극적으로 하는 행위를 이른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