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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건보 계획, 암 등 중증질환 중심 보장성 원칙 수립되어야

  • 입력 2023-06-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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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한암협회 사무총장 윤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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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암 유병자 수는 약 228만 명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23명 당 1명이 암 유병자라는 것을 뜻한다. 또한, 매해 새롭게 발생하는 암 환자들은 약 25만 명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대수명(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로, 남자(80.5세)는 5명 중 2명(39.0%), 여자(86.5세)는 3명 중 1명(33.9%)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암은 더 이상 환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립암센터의 조사(한국능률협회컨설팅, 2021.10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암에 걸렸을 때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치료비 부담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보건의료 싱크탱크인 미래건강네트워크가 국민 5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보험 관련 설문조사(한국 갤럽, 2023.4월)에서도 중증질환 진단에 따른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 우려가 심각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년간 국민들이 중증질환 치료에 소요된 평균 비용은 1156만 원이며, 경증 대비 5.7배에 달하는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었다. 해당 금액은 중증질환 치료비 평균인 점을 감안하면, 특히 고액 질환인 암의 경우에는 억대의 치료비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보험은 국민들이 이러한 고액의 치료비 부담 없이 질병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되는 건강보험 정책들은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방점이 맞춰져 있어 일각에서는 보장성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왔다. 하지만 필자는 이것이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면서 암과 같이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증질환과 필수의료 등에 한정된 건강보험 재원을 집중하겠다는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현재 정부에서 수립하고 있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는 이러한 방향성을 잘 살려 암,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보장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들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 이와 관련, 필자는 228만 암 유병자와 가족들을 위하여 아래와 같은 정책들이 반영될 수 있기를 제안한다.

먼저,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을 확대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 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는 건강보험 보장률 70%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2021년 기준 보장률은 64.5%에 불과하다. 그나마 암을 포함한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은 84%로, 전체 보장률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으나 암의 유병 인구가 많고, 1인당 고액 진료비 상위 30대 질환 중 20개가 암에 해당하는 등 암 치료의 경제적 부담 수준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정된 건강보험의 재원을 고려해 실제 가계에 부담이 큰 암 등 중증질환과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률을 85%, 90%, 100% 등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건강보험에서 낭비되는 각종 불필요한 지출들만 효율화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된다. 건강보험 종합계획에는 암 등 중증질환 보장성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수치가 제시될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돼야 한다. 현장에서 암 환자들을 지원하다 보면, 치료를 할 수 있는 항암제가 있음에도 보험급여가 되지 않아 비급여로 고액의 치료비를 부담하거나 결국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들을 맞닥뜨린다. 의학의 발전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지만 이를 급여화하는 데는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위험분담제 확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적 수요가 높고, 해외에서 검증받은 항암제 등에 한해 건강보험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후평가하는 제도를 우선 시범사업이라도 도입한다면 환자들의 적시 치료를 보장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끝으로, 암 환자들이 메디컬 푸어로 전락하지 않도록 의료비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를 통해 건강보험에서 보장받지 못하는 비급여 의료비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1인당 지원 한도가 5000만원이고 그 마저도 본인이 부담한 의료비를 소득 수준에 따라 50~80%만 지원한다. 영국의 경우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았으나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항암제에 대해 암 기금(Cancer Drug Fund)을 통해 제한적인 급여를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재난적의료비 지원을 확충하고, 유사한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폐합하며 영국의 암기금과 같이 중증질환자들을 위한 별도의 의료비 기금을 조성한다면 취약계층 환자들을 위한 의료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앞서 말하였듯이 암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국민 10명 중 4명이 암에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이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두터운 보장을 통해 향후 반세기에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의료안전망으로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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