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러시아 모스크바 마네게 중앙 전시관 앞에 경찰들이 모여 있다. 타스 연합뉴스

붉은광장 폐쇄·도로 차단 ‘對테러 비상체제’
우크라 ‘대반격’ 직면 중인 러시아에 악재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무장 반란에 나서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프리고진의 반기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직면한 러시아 입장에서는 큰 악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타스·로이터 통신 등은 이날 바그너 그룹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로 진입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수도 모스크바 일대의 주요 시설과 정부 및 교통 기반시설의 보안 조처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시내에서 도로 검문 강화 등 대테러조치가 취해졌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군용차량들이 모스크바 시내를 질주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비상 계획에 따라 러시아 군인들이 모스크바 주변과 전략 장소들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가근위대(내무군) 소속 특수부대인 ‘오몬’과 ‘소브르’ 등에도 경계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크렘린궁 앞의 붉은광장과 레닌묘 등에 대한 관광객들의 방문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바그너 그룹이 진입한 남부 로스토프주 도시 로스토프나도누 지역 텔레그램 채널에는 이날 군복을 입은 무장군인들이 지역 경찰 본부 건물을 포위하고 하고 있는 동영상이 올라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다만 이 무장 군인들이 바그너 그룹 소속인지, 러시아 정규군 소속인지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남부 로스토프주와 수도 모스크바를 연결하는 M-4 도로 여러 구간이 폐쇄됐다고 전했다. 또 이 도로를 따라 러시아 정규군의 군사 장비 행렬이 이동하고 있다고 남부 보로네시주 주정부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사태가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푸틴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큰 국내 위기라고 진단했다. 또 그동안 우크라이나전 전투의 선봉에 섰던 러시아 용병들이 정규군과 충돌하면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을 앞둔 러시아군 전력에 커다란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