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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서 올 20.2%로
작년 15.1% 등 매년 성장세

글로벌 점유율은 4.7% 불과
경쟁력 강화 대책마련 ‘시급’
“수소연료전지 규제도 풀어야”

올해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전기차가 새로운 수출효자로 부상한 것이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업계는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가 필수라고 밝히고 정부의 과감한 규제 개선과 경쟁국 수준의 지원 방안 마련을 요청하고 나섰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수출액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5월 기준) 20.2%까지 성장했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1.0%에 그쳤지만 지난해 15.1%에 이어 올해 20% 선을 넘는 등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현대자동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4.7%(2022년 기준)에 머물고 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무역협회는 전날(22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 타워에서 정만기 부회장 주재로 자동차 업계와 ‘제2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나성화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부단장, 권낙현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센터장을 비롯해 현대차, 르노코리아자동차, SK온, 포엔 등 전기차·배터리 관련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현 SK온 팀장은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은 핵심원자재법(CRMA) 등 강력한 지원 정책을 통해 배터리 역내 생산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내에선 경쟁국 대비 지원 규모가 미흡해 배터리 공장을 증설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 해도 이를 부착한 전기차는 해외 시장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과 동등한 수준의 생산, 시설 투자,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제 지원 등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소차 시대 등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과감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달았다. 이근제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사업전략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사 수소 연료 전지 기술에 대해 다수의 협력 제안을 받고 있다”면서도 “자동차용 연료 전지 관련 기술은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돼 있어 좋은 점도 있으나 수출의 경우 건별로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허가를 일일이 받아야 해 사업 지연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현행법상 수소차 관련 제품의 경우 최종 완성품 단계는 물론 실증 단계의 시제품이나 제조시설마저 일일이 검사와 허가를 받도록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기술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