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3월 ‘희망적금’ 만기땐 수요 폭발
은행, 역마진 우려 판매추이 주목

연 6% 금리로 최대 5000만 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자가 30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출시 하루 만에 가입 신청자 7만 명을 넘겼는데, 금융당국은 내년 2~3월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기 다른 우대조건을 제시한 은행들은 ‘역마진’을 우려하며 청년도약계좌의 판매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체 청년인구(1034만 명) 중 약 30%인 306만 명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출시 첫날인 전날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자 수는 약 7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연도에 따른 5부제를 시행해 수요를 분산시켰음에도 첫날 주목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첫날 가입 신청자 수가 기대만큼 나온 것 같다”며 “연중 가입이 가능한 만큼 전체 규모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과 중복 가입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2~3월에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년희망적금은 최대 연 10%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짧은 기간 급격하게 수요가 몰렸고 약 286만8000명이 가입한 바 있다. 가입 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45만 명 이상이 계좌를 중도 해지했지만, 여전히 200만 명이 넘는 청년이 적금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은 가입 첫날 상황을 복잡한 심경으로 주시했다. 청년도약계좌를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상품’이라고 주장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청년도약계좌 판매에 따른 손실이 신규 고객 유치 효과보다 클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판매하는 예·적금 금리는 높아야 4%인데 청년도약계좌는 기본금리만 4.5%”라면서 “향후 기준금리가 내려가 역마진 규모가 확대되면 은행의 손실이 불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가 몰리는 건 다들 피하고 싶어 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은 청년도약계좌 상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100명에게 첫 달 납입금액의 100%(1인당 최대 70만 원)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