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0일 세종시 전동면 배일길 세종전통장류박물관을 찾은 경북 안동시 임하중 1982년 졸업생들이 1000여 개의 장독이 도열한 장독대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농촌愛올래 - 2023년 농촌관광 사업
(6) 세종 자연체험마을

뒤웅박 고을

3만9600㎡ 부지 장독 1000개
장류박물관 코스 ‘인기만점’
“어릴때 뛰놀던 자연이 생각나”

아람달 마을

안전요원 2명 배치된 물놀이장
탁자·천막에서 음식조리 가능
어린이 버블놀이 이벤트도 눈길

세종 = 글·사진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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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재미있어요!”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시작됐다는 느낌이 완연한 지난 10일 오전 10시쯤 세종시 전동면 운주산로 ‘아람달 농촌체험마을’에서 만난 정수호(6) 군은 한껏 신나는 표정이었다. 후텁지근한 날씨를 한 번에 날려줄 물놀이 삼매경에 빠졌기 때문이다. 세종시 소담동에서 온 정 군의 어머니 김윤희(36) 씨는 “아이들이 집에서 수영장 언제 가느냐는 얘기밖에 안 한다”며 “그만큼 아람달 마을 물놀이장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아람달 마을 물놀이장에는 안전요원이 고정적으로 2명이나 배치돼 있어 부모의 걱정거리를 덜어준다. 물놀이장 옆에는 널찍한 탁자와 의자가 배치된 천막이 곳곳에 있어 햇볕도 막아주고, 가족 모두 점심과 간식을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버너와 식재료를 가지고 오면 음식물 조리도 할 수 있다.

오후에는 버블 머신으로 만든 거품을 물놀이장 옆에 잔뜩 쌓아 어린이들이 만지며 놀 수 있도록 해주는 특별 이벤트도 열렸다. 세종시 같은 도농 복합지역에서는 드물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면서 식사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아람달 마을 물놀이장은 세종시와 인근 지역의 가족들에게 여름철에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0일 세종시 전동면 운주산로 ‘아람달 농촌체험마을’ 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거품 놀이를 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경북 안동시 임하면에 있던 임하중 1982년 졸업생들이 속속 아람달 마을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열지 못했던 동기 모임을 하기 위해서다. 재경(在京) 임하중 1982년 졸업생 동기 모임 회장인 남동재(56·경기 의정부시) 씨는 “코로나19가 심할 때는 모임을 하지 못했지만, 최근 모임을 재개하고 있다”며 “농촌에서 모임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장소를 세종시로 정했다”고 말했다. 인천 간석동에서 온 김장택(57) 씨는 “임하중은 학교 수가 줄면서 1990년대 후반 폐교됐지만, 아직도 졸업생 대부분이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돈독한 정(情)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임하중 동기 모임 참석자들은 도착하자마자 아람달 마을 주민들이 심어놓은 싱싱한 유기농 채소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아람달 마을에서는 투숙객들이 텃밭에 있는 유기농 채소를 먹을 수 있다. 고기와 양념 등만 잘 챙겨오면, 텃밭에서 무상으로 제공되는 유기농 채소를 곁들인 푸짐한 식사가 가능하다. 널찍한 식당 조리시설과 의자, 탁자 등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요즘처럼 물가가 비싼 시기에 비용을 아끼면서 농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날 임하중 동기 모임 참석자들은 ‘찜닭’으로 유명한 안동 출신답게 안동찜닭을 포함해 문어 숙회, 돼지고기 오겹살 바비큐, 묵은지 등에 아람달 마을 텃밭에서 따온 상추 등 싱싱한 채소까지 곁들여 푸짐한 한 상을 차렸다. “집밥보다 훨씬 낫다”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 만큼 풍성하고, 건강에도 좋은 점심 밥상이었다. 식후 디저트로 준비한 안동 식혜도 별미였다.

점심 식사를 마친 임하중 동기 모임 참석자들은 아람달 마을에서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뒤웅박고을’을 찾았다. 뒤웅박고을은 2000년 토지매입을 시작해 2008년 사업자 면허를 취득한 전통장류테마공원이다. 뒤웅박고을의 ‘뒤웅박’은 추수가 끝나면 이듬해 풍농을 위해 씨앗을 보관하던 종자 보관 용구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특히 뒤웅박고을에는 2013년 3월 개관한 세종전통장류박물관이 있다. 세종전통장류박물관은 세종시 1호, 1종 전문박물관이다. 1종 전문박물관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학예사 1명 이상, 자료 100점 이상, 100㎡ 이상 전시실, 수장고, 도난 방지 시설 및 온·습도 조절장치 등 등록 요건을 갖춘 시설이다.

세종전통장류박물관은 전체 부지 1만2000평 규모의 야외 전시공간과 80평의 한옥으로 조성된 실내 전시관, 장류의 발효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발효 체험관 등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박물관 초입 오솔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세종전통장류박물관의 자랑거리인 으리으리한 규모의 장독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1000여 개의 장독이 한 마당에 도열한 모습이 장관이다. 서울 반포동에서 온 우동진(56) 씨는 “서울에서 자동차 냄새, 매연만 맡고 살다 보면 어릴 때 뛰놀던 자연이 그립다”며 “농촌으로 내려와 자연 가까이 들어오면 바람 냄새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임하중 동기 모임 참석자들은 이날 저녁 식사까지 아람달 마을에서 하고,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 날인 11일 집으로 향했다.

세종시는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예스러운 자연경관과 농촌 관광의 매력이 풍부한 곳이다. 아람달 마을과 뒤웅박고을(세종전통장류박물관) 외에도 과일향센터, 청솔마을, 민간 정원인 목인동, 포도나무정원, 행복한 딸기농장, 정욱이네 농원 등 다양한 테마의 농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세종을 관광 메카로 만들고파”… ‘민속촌 연구’ 노하우 품고 15년전 정착

■ 정규호 세종농촌관광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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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를 도시민이 즐겨 찾는 농촌 관광의 ‘메카’로 만들고 싶습니다!”

정규호(56·사진) 세종농촌관광협의회 회장은 농촌 관광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쌓고 활동해온 전문가다. 2022년 12월에는 사라진 우리 밀을 영농에서 가공을 통해 시민들의 식탁까지 전달한 융·복합 산업화를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 회장은 1992년 안동대 민속학과를 졸업한 뒤, 안동대 대학원에서 사회민속학을 전공했다. 그 뒤 한국민속촌 학예연구원으로 15년 동안 일하면서 전시, 연구, 행사 운영,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골고루 경험했다. 2008년 “인생 2막을 새로운 곳에서 개척하고 싶다”는 포부를 안고 세종시 전동면에 정착해 세종전통장류명품화사업단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세종전통장류박물관 설립의 초석을 닦기도 했다.

2017년에는 전동면 주민들과 의기투합해 ㈜세종우리밀을 설립해 대표로 일하면서 우리 밀을 경작·가공해 세종시에 있는 싱싱장터에 우리밀 쿠키, 우리밀 빵, 우리밀 칼국수 등을 납품하고 있다. 현재 ㈜세종우리밀은 세종시 금남면 1만2000평 규모의 땅에 우리 밀을 재배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수급을 맞추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정 회장은 2020년부터는 아람달 농촌체험휴양마을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람달 마을 대표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봉사직이다. 2014년부터 운영되던 아람달 동림권역체험관은 2020년 정 대표가 맡으면서 농촌 관광 자원과 프로그램이 많이 확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컨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릴 때 체험관 시설이 공실로 계속 비어 있자, 세종시에 코로나19 자가격리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역(逆)제안해 수익을 올린 것은 사고의 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한 사례로 꼽힌다. 정 대표가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의 생업(生業)은 농촌산업 컨설팅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천안시, 올해는 아산시 농촌산업 컨설팅을 맡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9월 설립한 세종시 농촌관광협의회 활동을 통해 도시민들이 세종시를 많이 방문하게 함으로써 세종시를 농촌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