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라인증권 홈페이지 캡처

올 1분기 970억 원 적자 등 수익 악화
그룹 내부 중복사업 정리 계획도 영향
日매체 "초보투자자 유입 기대했지만
수익성 낮고 경쟁도 심해 사실상 철수"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현지 금융업체 노무라홀딩스(노무라HD)와 공동운영하던 인터넷증권사 ‘라인증권’의 주력 서비스를 노무라증권에 이관하기로 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라인증권은 내년 중 증권사업을 회사 분할 형식으로 노무라증권에 이관하기로 했다. 라인증권은 라인의 금융자회사가 51%, 노무라HD가 49%의 지분을 출자했으며 지난 2022년말 기준으로 150만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식거래 업무를 노무라증권에 넘기면 라인증권에는 외환증거금거래(FX) 업무만 남게 된다. 니혼게이자이는 "라인증권은 초보 주식투자자를 겨냥해 2019년 시장에 참여했지만 경쟁이 심해 사실상 철수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라인과 노무라HD는 올해 봄 이후 물밑에서 라인증권을 인수할 타 증권회사를 물색해 왔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는 적자가 계속되는 등에 따라 매수자를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라인증권은 최저 거래수수료를 내세우며 고객을 확보해 왔다. 최저 투자액을 제한하면서 초보 투자자의 투자 수요를 폭넓게 끌어들여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3월 말) 확정 손익은 105억 엔(약 970억 원) 적자였다. 거래 계좌가 늘어 오긴 했지만, 소액 거래가 많았기 때문에 수수료 수입으로는 사업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는 이번 사업 정리에 관해 "라인 측은 그룹 내 중복 사업을 해소한다는 노림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라인의 모회사인 Z홀딩스는 지난 2월 역시 자회사 야후를 포함한 3개사가 합병한다 방침을 발표했다. ZHD는 그룹 내에서 페이페이(PayPay)증권을 끼고 있어 라인증권과 사업이 중복되고 있었다.

앞서 라인은 지난 3월에도 현지의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의 공동 개업을 목표로 하던 신규은행 ‘라인뱅크’ 설립 중지를 발표한 바 있다. 스마트폰 전용 은행으로 젊은 층을 끌어들이려던 계획이었지만, 시스템 개발이 난항을 겪고 업계 경쟁 환경도 변화하면서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지금까지 대형금융기관은 폭넓은 세대가 이용하는 대화형 앱 라인과의 협업하는 것으로 젊은층 유입과 디지털 전략을 확대하려 해왔다"면서도 "당초 상정해 왔던 것 이상으로 사업의 수익성이 낮고 ZHD의 내부 사정도 있어 전략을 수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