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응급환자, 왜 의정부까지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경기 용인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70대 남성을 실은 구급차가 서울을 건너뛰고 100㎞ 떨어진 의정부성모병원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서울 주요 병원들이 경기 지역에서 오는 환자를 잘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119구급대는 지난달 30일 0시 38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구모(74) 씨를 구조했다. 구급대는 사고 후 1시간 18분이 지나서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구 씨는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동하던 도중 사망했다. 구급대는 아주대병원(권역 외상센터), 분당서울대병원(권역 응급의료센터) 등 11개 병원에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우선 확인했으나 모두 환자를 받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당시 서울시가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로 지정한 고대구로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등에는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과 병상이 있었고 의정부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었으나 구급대는 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서 고대구로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은 각각 58㎞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병원이 평상시 환자를 받아주지 않은 일이 잦아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있어 주로 경기 권역 병원 위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서울 소재 병원의 경우 접촉을 하면 병상이 포화 상태라며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아 경기 소재 병원을 우선 접촉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