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두산의 양의지.뉴시스

30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NC와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원정경기를 앞둔 두산 포수 양의지의 얼굴에선 복잡미묘한 감정이 읽혔다.

양의지는 전날 두산 선수단과 함께 창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잠을 설쳤다. 이적 후 첫 창원 원정경기였기 때문. 양의지는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두산으로 이적했다. 양의지는 NC에서 좋은 추억이 가득하다. 2019년 FA로 두산을 떠나 NC 유니폼을 입었고, 특히 2020년 NC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고 우승 세리머니로 집행검을 드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올 시즌 NC와의 첫 대결은 아니다. 양의지는 지난달 4일부터 6일까지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NC와 주중 3연전을 치렀다. 양의지는 "설렘은 똑같을 것 같다. 어제도 잠 못 이룬 밤이었다. 아침에 일찍 깼고, 그래서 좀 돌아다니고 이랬던 것 같다"면서 "좀 빨리 (창원에)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좀 지났다. 이게 마음의 짐이었다. 이제 인사를 드리는 게 돼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감사함과 미안함, 두 감정 중 어느 것이 더 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함이 큰 것 같다"면서 "정말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 모두 다 여기서 좋은 생활을 했고, 좋은 분들 많이 만났다. 가깝게 지내는 분들이 많았다. 감사함도 있는데 좀 미안한 마음이라고 큰 것 같다"고 대답했다.

양의지는 이날 야구장에서 오랜만에 옛 동료들을 만났다. 경기장에 도착해 강인권 NC 감독부터 만났다는 양의지는 "먼저 인사를 드렸다. 경기 스트레스 많이 받으신 것 같아서 감독님의 건강 상태 등 안부를 많이 물었다"고 소개했다. 또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구창모에 대해선 "만나면 직구 던진다고 약속했는데, 제가 감이 좋은 걸 알고 또 안 들어온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구)창모와 어제 연락도 했는데 빨리 오라고 얘기했다. 나중에 밥 한번 먹자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한편, 양의지는 지난 24일 잠실 삼성전에서 1회 홈으로 쇄도하다 상대 포수 김태군과 충돌했다. 이때 양의지는 오른쪽 정강이 부상을 당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휴식이 필요했다. 마침 지난 주말 잠실 SSG와의 2경기가 우천 취소돼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양의지는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양의지는 "오랜만에 와서 자주 가는 식당에서 밥을 먹어 컨디션이 괜찮아진 것 같다. 오늘은 갈비탕을 먹었다"라고 말했다.

창원 =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