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보스턴 심포니 홀

클래식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유럽엔 최고 수준의 음향을 들려주는 클래식 공연장이 많다. 특히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안방’인 빈 무지크페어아인과 로열콘세르트헤바우(RCO) 오케스트라의 로열콘세르트헤바우는 오케스트라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대표적인 클래식홀이다. 미국 특유의 실용주의가 반영된 보스턴 심포니홀도 뛰어난 클래식 공연장으로 이름 높다. 이들 공연장은 모두 ‘슈박스’형이란 공통점을 지닌다.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인 빈 필하모닉의 상주 공연장인 빈 무지크페어아인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외관에 내부에 들어서면 군데군데 황금색이 칠해져 있어 ‘황금홀’이란 별칭이 붙었다. 1700여 석의 황금홀은 과학적 기초가 없던 19세기에 지어졌지만, 음의 반사와 흡음이 완벽한 것으로 이름 높다. 매해 빈 무지크페어아인에서 연주되는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가 괜히 세계적으로 중계되는 게 아니다.

RCO의 자랑 로열콘세르트헤바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다. 콘세르트헤바우는 네덜란드어로 ‘콘서트홀’을 뜻한다. 암스테르담 시민들이 콘서트홀 건립을 위해 성금을 모아 1888년에 문을 열었다. 1975석의 메인홀인 ‘그로테 잘’은 관객석과 계단식 무대가 특징이다. 맑은 울림으로 특히 연주자가 연주하기 좋은 공연장으로 꼽힌다. 로열콘세르트헤바우의 음향 덕에 역설적으로 RCO가 해외 공연에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속설이 생기기도 했다.

동판으로 마감된 지붕에 일반 관공서 건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보스턴 심포니홀의 외관은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다른 클래식 공연장에 비해 수수해 보인다. 그런데 공연장이 뿜어내는 소리는 결코 수수하지 않다. 전술한 공연장들과 달리 보스턴 심포니홀은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홀의 크기와 객석의 쿠션 수로 잔향 시간을 계산해 시공했다. 1900년에 2569석으로 완공된 보스턴 심포니홀은 개관 연주회가 끝난 후, ‘콘서트홀의 스트라디바리우스’란 극찬을 들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