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수년간 지속된 대한변호사협회와 사설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분쟁의 종지부가 될 수 있는 로톡 이용 변호사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결론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변호사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법무부가 변협의 눈치를 보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11일 변협 징계에 불복한 9명의 변호사가 낸 이의신청에 대해 심의 기간인 6개월이 다 되도록 아무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의를 제기한 변호사들은 법무부 징계위에 소명 자료를 제출하란 공지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한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법무부 징계위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징계에 관한 결정을 해야 하고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의결로 3개월의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협은 앞서 이 변호사들을 로톡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징계한 바 있다. 법무부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면 로톡 불법 논란은 종결되는 것이고, 기각하면 변호사들의 불복 소송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로톡 서비스 이용이 징계 사유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 등의 판단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로톡 이용 변호사에 대한 변협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과징금 10억 원 및 시정조치 처분을 내렸다. 앞서 헌법재판소에서도 변협의 징계가 위법하다는 일부 위헌 결정이 나왔다.

한 변호사는 “법무부가 변협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률적 판단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현실엔 공감한다”면서도 “공정위 등에서 선제적으로 법적 판단을 내렸는데도 시간을 끄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돈과 네트워크가 없는 로톡 이용 청년 변호사들의 고충보다 힘 있는 변협을 우선 생각하는 듯한 법무부의 태도는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