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盧묘역에 여야서 보낸 조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김기현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 노무현 14주기 추도식

김기현, YS생가도 들러 국민통합 행보
이재명 “당신 따라 여기까지 왔다”

여야 지도부가 23일 오후 경남 봉하마을에서 엄수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나란히 참석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잇따른 내홍으로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 통합’ 차원에서 외연 확장을 꾀하려는 행보로 ‘동상이몽’을 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자 이번 추도식 주제인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를 인용해 “너무 더딘 것 같아도, 또 패배감과 무력감에 다 끝난 것처럼 보여도 역사는 반드시 전진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런 믿음을 어깨에 진 채 두려움 없이 직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눈밭 첫 발자국 같은 당신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멈추지 않고 그 길을 따라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포함한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의혹’ 등 여러 악재를 이겨내고 윤석열 정권에 맞서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로, 비명(비이재명)계의 사퇴 요구 등 위기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 대표는 김대중·노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민주당의 정신’에 자신을 대입하곤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은 야권이 모두 결집하는 곳인 만큼,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김 대표도 이날 오전 경남 거제의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보수·진보 진영의 두 전직 대통령을 동시에 기리는 ‘통합 행보’에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각종 설화에 관한 징계 조치 등을 매듭지은 만큼 보수 지지층과 함께 중도층까지 겨냥한 행보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측은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은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은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은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은지·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