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이 내란수괴라는 강성희, 헌법 부정 편협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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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들, 반헌법 의정 우려
“강 진보당 의원, 인민민주주의 시각에 경도”

강성희(사진) 진보당 의원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목적으로 살인죄를 저지른 수괴”라고 주장한 것을 놓고 역사학자들이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편협한 역사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여권에선 종북 좌파단체 경기동부연합 출신으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처럼회’에 가입한 강 의원이 앞으로도 반(反)헌법적 의정활동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을 지낸 허동현 경희대 사학과 교수는 2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도대체 강 의원은 어느 나라 헌법을 토대로 역사와 세상을 바라보는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허 교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부터 6·25전쟁 이후까지 북한에 맞서 체제를 수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무고한 희생에 대해선 성찰이 필요하다”면서도 “의도치 않은 희생을 헌법 체계를 교란하는 ‘내란’과 연결짓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민 민주주의 시각에 경도된 강 의원은 ‘민족’이라는 좁은 틀로만 역사를 인식한다”며 “폭넓은 국제정치적 시각을 견지하면 이승만은 미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한 게 아니라 미국을 끌어들여 한·미 동맹의 토대를 닦은 지도자였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베스트셀러 ‘해방전후사의 인식’ 필진으로 한국정치외교사학회장을 지낸 김명섭 연세대 교수도 이날 “이승만이 내란죄 수괴라는 인식은 지극히 편향된 정치적 주장”이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의 외교 활동 덕분에 재미 한인들은 일본인처럼 강제 수용되지 않았고,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참전국이 아님에도 1943년 카이로회담에서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의원의 역사관은 사실 대신 자신이 ‘믿고 싶어 하는 진실’을 앞세운다는 점에서 문제”라며 “정치적 신조에 갇혀 과거를 해석하는 위험한 ‘역사맹신’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강 의원의 망언은 북한의 시각에서 이 전 대통령을 평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고 밝혔다.

나윤석·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