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동 인사이드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아 검거에 난항을 겪던 10억 원대 가상화폐 사기 사건의 주범이 검찰의 시정조치 요구로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유식)는 지난달 가상화폐 투자금 명목으로 피해자 49명으로부터 11억6000만 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총책 A 씨와 공범 B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 씨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허위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를 개설하고 영업팀, 인출팀 등을 모집해 역할을 분담시킨 뒤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A 씨의 지시에 따라 대포통장을 팀원들에게 배분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자수한 말단 인출책 C 씨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범죄를 지시한 총책들에 대해선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C 씨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총책에 대해선 수사를 중지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피의자의 소재가 불분명한 사건에 대해선 자체적으로 수사 중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C 씨의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C 씨의 휴대전화 메시지 등 포렌식 자료를 토대로 총책의 인적 사항을 특정해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경찰은 A·B 씨를 검거해 지난달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에 대한 환수도 철저히 진행해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