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쪼그라드는 국내입양
2021년 국내 입양 226건, 해외입양 189건

매년 5월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2005년 보건복지부는 가정의 달 5월에 ‘하나의(1) 가정이 한 명의(1) 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로 거듭난다’는 의미에서 입양의 날을 지정했다.

그러나 그 취지가 무색하게 특히 국내입양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9년 1314건이던 국내입양은 2022년 182건으로 13년 사이 14%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입양 통계가 작성된 1958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해외입양은 142건을 기록했다. ‘고아 수출국’이라는 비판에 지난 2007년 ‘국내입양 우선 추진제’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결과 국외입양이 크게 줄였는데, 국내입양까지 덩달아 쪼그라들고 있다. 이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식의 한국의 뿌리 깊은 혈연중시 문화가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영 전국입양가족연대 사무국장은 “해외입양은 항상 국내입양의 대안이었다”며 “1년에 400명의 아동도 국내에서 끌어안지 못하니 해외입양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유아 쏠림 현상’도 국내입양 확산의 걸림돌이다. 자아가 형성되기 전인 3세 미만의 아이를 입양하는 것을 극도로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입양 중 3세 미만 영유아 입양은 △2019년 92.8% △2020년 91.2% △2021년 89.4%로, 최근 3년 평균은 91.1%에 달했다. 아동이 원하는 시기에 입양을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입양 가정을 찾지 못한 아동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시설에 머물게 된다. 두 아이를 국내 입양한 김선혜(40) 씨는 “국내 입양 절차가 아직도 복잡한 면이 있어 입양을 원하는 부모도, 아이도 힘든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 전했다.

해외입양의 부정적 사례들만 언론에서 집중 조명되면서 입양 자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10일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한국사회의 해외입양, 왜곡된 인식 너머의 진실’ 컨퍼런스에서는 이 같은 인식을 개선하려는 국내외 입양 정책 전문가들이 모였다. 스티브 모리슨 한국입양홍보회 회장은 지난달 한국인 9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80%가 자신의 입양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컨퍼런스를 주관한 김 사무국장은 “아동이 시설에 머무르지 않고 각자 행복한 가정을 찾을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