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수술 정확도를 높여주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백지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이 마코 로봇을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 퇴행성 관절염에 첨단기술 활용 확산

3D 영상으로 무릎관절 파악
손상 부위만 정확하게 깎아
근육 등 주위 조직에는 무해

허벅지 구멍 대신 센서 부착
합병증 · 부작용 등 거의없어

힘찬병원, 올 마코수술 최다
비용 내려가며 만족도 높아

인간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노화에 따라 무릎과 허리 등 관절이 약해진다.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되면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급속도로 발전하는 첨단 의료기술이 노화에 따른 일상생활의 제약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보편화된 대표적인 첨단 의료기술은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극복하게 해준 인공관절 수술을 꼽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무릎 연골이 닳아 관절뼈끼리 부딪쳐 염증과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이후, 내비게이션, 최소절개술, 바이오센서 등 다양한 기술과 접목돼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술의 정확성을 높여주는 로봇이 본격 도입돼 현재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 실적이 가장 많은 힘찬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봤다.

이미지 크게보기

◇마코 로봇 가장 많이 사용 =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인공관절 수술 로봇은 미국 스트라이커사의 마코, 짐머바이오메트사의 로사, 영국 스미스앤드네퓨사의 나비오, 국내 업체인 큐렉소사의 큐비스조인트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마코 로봇이 세계 36개국에서 85만 건의 임상 사례와 300건 이상의 연구 결과를 기록하며 현재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코 로봇이 가장 많이 쓰인다. 한국스트라이커 심현우 대표는 “마코 로봇의 국내 수술 건수는 2022년 기준, 전체 인공관절 로봇 수술 건수의 약 60%를 차지하며 앞으로 수술 점유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기관 중에선 힘찬병원이 2023년 4월 기준 국내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 건수 총 2만2553건 중 1만5428건(68.4%)을 시행해 가장 실적이 많았다. 백지훈(사진)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그동안 마코, 로사, 큐비스조인트 등의 세 가지 로봇을 경험해봤는데, 마코 로봇이 가장 장점이 많았다”며 “마코 로봇의 경우 수술 전에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3D로 변환해 환자의 무릎관절 구조와 질환의 진행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절삭할 범위와 인공관절의 크기 및 삽입 위치 등 수술 계획을 정확하게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정밀도 높여, 효과 극대화 = 인공관절 수술 로봇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서의 정확도는 근육, 인대 등 주위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며 손상된 부위만을 정확하게 깎아내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정확한 각도와 위치로 삽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코 로봇의 경우 환자의 무릎 임플란트(손상된 뼈에 고정하는 금속)와 라이너(임플란트 사이에서 연골 역할을 하는 강화 플라스틱) 간의 굴곡 및 간격을 정밀하게 분석해 관절 간 간격과 다리 축, 인대 균형을 정확히 맞춘 뒤 수술에 들어간다. 만일 다리 축과 인대 균형이 정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관절이 삽입되면, 한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게 돼 관절에 부담이 가고, 최악의 경우엔 관절이 또다시 무너져 재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백지훈 원장은 “기존에는 이 부분을 의사의 경험에 의존했지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해낸 정확한 수치를 참고해 수술을 시행한다”며 “기존에는 감으로 일직선을 긋는 것이라면 로봇 수술은 초정밀 자를 대고 긋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JEO(Journal of Experimental Orthopaedics)에 발표되기도 했다. 백 원장이 같은 병원 남창현 원장과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각 110명을 비교한 결과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인공관절이 더 정확하게 삽입되고, 다리 정렬도 더 바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 정형외과 연구팀은 최근 2년간 마코 로봇 관련 국제논문을 5건 발표, 이 중 2건은 SCIE(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저명한 저널 판단 기준)급 저널에 게재했다.

◇출혈 적어 합병증도 감소 = 기존 수술에서는 허벅지 뼈에 긴 구멍을 뚫고 기구를 삽입해 보면서 다리의 축을 맞추는데 이 과정에서 출혈이 따른다. 반면 로봇은 구멍을 뚫지 않고 센서를 부착하기 때문에 출혈이 줄어든다. 백지훈 원장은 “기존에는 출혈로 인해 수술 후 전신기능저하, 섬망증세, 심각한 저혈압 증세 등으로 1년에 2∼3건 정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이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서 전원 건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 분석 결과 로봇 수술의 출혈량은 일반 수술에 비해 36% 줄었다. 출혈량이 적으면 추가 수혈에 따른 각종 합병증, 부작용, 감염위험 등이 낮아지고, 회복속도도 당겨준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로봇 수술이 만족도가 높은 수술이지만 도입 초기에는 비용 부담으로 발길을 돌리는 분들이 있어서 안타까웠다”며 “현재는 수술 건수가 늘어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병원 자체적인 시스템을 보완해 환자 부담 비용을 줄여 일반수술과 비용 차이를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