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후 삶 좋아질 것” 57%… ‘긍정’ 응답자 결혼·출산 의향 더 높다

■ 문화미래리포트 2023 - 인구, 국가 흥망의 열쇠
(1) MZ세대 ‘저출산’ 인식조사

“삶 나빠질 것” 응답자 가운데
결혼·출산 의향 40%대 그쳐

젊은층 가장 이상적인 환경
희망있는 사회·경제 풍요 순

‘주거안정’ ‘일-가정 양립강화’
출산율 높이기 위한 정책 꼽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중 76.3%는 우리 사회가 경쟁이 심하고, 82.6%는 지역 불균형이 심하다고 인식함에도 57.0%는 5년 후 나의 삶에 대한 전망에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할수록 결혼과 출산 의향도 높아졌다. 미래 전망을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 중 결혼과 출산을 하겠다고 답한 경우는 각 67.7%, 63.1%에 달했다.

반면 미래 전망을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 중에서는 결혼과 출산 의향이 각 47.6%, 41.9%로 낮았다. 또 MZ세대 10명 중 4명은 결혼과 출산하고 싶은 사회의 모습으로 ‘미래가 희망적이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꼽았다.

2일 문화일보가 여론조사 전문 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4월 말 전국 거주 만 19∼38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MZ세대 저출산 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결혼과 출산을 위한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으로 ‘미래가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사회’란 응답이 40.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란 응답이 33.2%로 뒤를 이었다.

일자리와 주거 문제 등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구가 해결돼 경제적 풍요로움을 느끼고, 이런 만족감이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나타나는 사회가 돼야 저출산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인식을 잘 보여준다. 정부의 저출산 문제 정책 대응이 결국 결혼과 출산을 위한 경제·사회적 여건 마련 개선에 집중 투자돼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래가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사회’란 응답은 성별·결혼·지역에 관계없이 가장 높았으며,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 직군에서 46.9%로 높았다. 다만 주부(46.6%)·자영업(42.1%)·블루칼라(35.4%)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가장 많이 택했다.

정부의 저출산 정책 초점을 묻는 질문에 MZ세대 57.9%는 ‘미혼이든 기혼이든 청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중심이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출산율 제고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 인식(1·2순위 복수응답) 조사에선 주거·일 가정 양립·일자리 순으로 나타났다. MZ세대 45.1%는 출산율 제고 정책으로 ‘주거 안정 강화’를 꼽았다.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강화’(32.9%), ‘일자리 확대’(26.7%), ‘양육수당 등 현금성 지원 확대’(25.2%),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방지’(24.1%)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여성의 경우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강화’(39.2%)가 ‘주거 안정 강화’(40.1%)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청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주거 정책을 묻는 질문엔 ‘전세자금과 보증금 지원’(29.6%)이 가장 높았으며, ‘공공 주택 확충과 입주 자격 완화’(24.5%), ‘신혼부부용 저금리 주택자금 대출조건 완화’(23.7%) 등이 뒤를 이었다. 필요한 일자리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지역 특화 일자리 창출’(36.4%)과 ‘청년 일자리수당 지급’(20.6%), ‘기업 인턴 등 경력 지원’(19.3%) 순으로 나타났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나은 삶을 살 것이란 기대가 낮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더 강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기관 : 엠브레인퍼블릭 △일시:2023년 4월 21∼23일 △대상: 4월 기준, 전국 거주 만 19∼38세 남녀 1000명 △조사방법: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패널 대상 조사(On-line Survey) △피조사자 선정방법:약 165만 명의 엠브레인퍼블릭 패널에서 무작위 추출 △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포인트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