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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보상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같은 흉터도 여성은 7급, 남성은 12급"


같은 수준의 흉터가 있는 경우라도 성별에 따라 등급을 다르게 인정해 온 5·18 민주화운동 보상 관련 법령이 정비된다. 외모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중요하다는 통념 속에 불이익을 받아 온 남성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 시행령에 따르면, 남성은 외모 흉터에 대해 여성보다 낮은 장해등급을 받게 돼 있다. ‘외모에 현저한 흉터가 남은 여자’는 7급이지만 ‘외모에 현저한 흉터가 남은 남자’는 12급이다. 5등급이나 차이가 난다. ‘외모에 흉터가 남은 여자’는 12급이고 ‘외모에 흉터가 남은 남자’는 14급이다.

이런 등급 차이가 장해보상액의 차이를 낳아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행정안전부가 관련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행안부가 지난 28일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여자’·‘남자’라는 용어가 ‘사람’으로 통일됐다.

이에 따라 ‘외모에 현저한 흉터가 남은 사람’은 7급, ‘외모에 흉터가 남은 사람’은 12급이 된다. 여성의 등급은 유지되고 남성의 등급이 여성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되는 것이다.

이런 시행령 개정은 앞서 어린이놀이시설법 시행령 등에서도 이뤄졌다. 애초에 보험 보상한도액을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여자’의 경우 3200만원,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남자’의 경우 1000만원으로 규정했던 것을 2019년 5월 개정하면서 남녀 상관 없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같은 성차별은 외모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2002년 남성보다 여성에 대해 얼굴흉터의 산업재해 등급을 높게 책정해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에 대해 ‘평등권 침해’라며 노동부에 개정을 권고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