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셸 예희 리 WP 도쿄 서울지국장 트윗 캡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을 인터뷰한 워싱턴포스트(WP) 기자에게 일부 네티즌이 막말을 퍼붓고 있다. 윤 대통령이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고, 국민의힘이 주어가 생략됐다며 대통령을 옹호하자 WP 기자는 원문을 공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을 인터뷰한 한국계 미국인 미셸 예희 리 WP 도쿄 서울지국장은 전날(26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지금 이런 문자를 받았다”며 악플이 담긴 다이렉트 메시지(DM)를 공개했다. 해당 DM에는 미셸 리 지국장에게 “X같이 생긴 게 워싱턴포스트 있으면서 미국인 척 한다, 너 낳은 XXX이 빨갱이니깐 너같은 해충이 설치지”라며 “교통사고 나서 뒤져라, 오크(판타지에 나오는 괴물)”라는 낯뜨거운 욕설이 담겨 있다. 미셸 리 지국장은 욕설을 보낸 사람의 실명을 공개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미셸 리 지국장은 윤 대통령과 인터뷰를 두고 여당이 오역 문제를 제기하자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대통령실도 발언 취지를 설명했을 뿐 오역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10월 일본 국회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오히려 여당이 오역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가 윤 대통령을 더 곤혹스럽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이 보기에도 ‘주어’가 윤 대통령이면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국민의힘에서 봐도 이게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얘기지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는 걸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