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신예 안무가 송정빈이 밝힌
국립발레단 신작 ‘돈키호테’

이미지 크게보기

고전 발레 ‘돈키호테’는 돈키호테가 아닌, 아름다운 여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의문을 품은 한국의 젊은 안무가가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새롭게 빚어냈다. 오는 12∼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의 신작 ‘돈키호테’다.

신예 안무가 송정빈(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왜 발레 ‘돈키호테’의 주인공은 돈키호테가 아닐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라고 신작을 소개했다. 송 안무가는 “물론 고전과 같이 주인공은 키트리와 바질이다. 최대한 원작을 살리려 했다”면서도 “돈키호테가 걸어다니기만 하고 마임만 하던 원작과 달리, 돈키호테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돈키호테가 왜 풍차로 돌진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의 돈키호테는 ‘늙은’ 돈키호테로 표현돼 제대로 된 안무를 선보이지 않지만, 송 안무가는 2막 1장 드림(dream) 신을 ‘젊은’ 돈키호테가 아름다운 둘시네아와 춤을 추며 사랑을 나누는 장면으로 바꿨다. “꿈속에선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잖아요. 젊은 시절의 나로 되돌아갈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젊은 돈키호테가 사랑하는 둘시네아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으로 구성했습니다.”

송 안무가는 ‘돈키호테’의 매력으로 스페인풍의 화려한 의상들과 손짓, 몸짓, 그리고 요즘 관객들에 맞는 속도감 있는 전개 등을 꼽으며 “화려한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바질과 키트리의 결혼식 그랑 파드되(2인무)와 키트리의 캐스터네츠 솔로 등도 주목해야 할 장면들이다.

송 안무가는 지난 2020년 ‘해적’으로 전막 발레 안무가로 데뷔했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인 그는 신예 안무가를 발굴하기 위한 국립발레단의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통해 안무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재안무한 ‘해적’은 독일 비스바덴 5월 음악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는 쾌거도 이뤘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