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4월 첫 주말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왼쪽부터 3일 서울 인왕산 잔불 제거 작업 모습, 같은 날 충남 홍성군 서부면 산불로 인한 민가 피해 상황, 2일 경북 군위군 소보면 인근 산불 진화 작업 모습. 윤성호 기자·연합뉴스

■ 전국 35곳서 산불 동시 발생

홍성, 965ha 영향 ‘최대 피해’
대전, 873명 학교 등으로 대피
민가도 불타… 헬기·인력 투입

내일부터 전국에서 비 내릴 듯
전남·경남 남해안 120㎜ 예상

대전=김창희·민정혜·인지현 기자

휴일 전국 곳곳에서 35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충청권을 중심으로 산불이 꺼지지 않고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밤샘 진화를 벌인 산림 당국은 오전 중 주불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 분산 출동에 따른 헬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전국에 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국 35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이날 오전 11시 현재 30곳이 진화되고 5곳에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산불 3단계’가 발령된 충남 홍성과 대전·충남 금산에서는 민가가 불타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충남 당진, 충북 옥천, 전남 고흥 역시 밤샘 진화에도 산불이 진행 중이다.

현재 상황에선 홍성 서부면의 산불 피해가 가장 크다. 산불 영향 구역이 965㏊에 이른다. 현재 주택 30동, 축사 3동, 창고 및 비닐하우스 27동, 사당 1동 등 62동의 시설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주민 236명이 인근 학교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산림 당국은 일출과 함께 초대형 헬기 등 산불 진화 헬기 16대와 산불진화대원 2800여 명을 투입해 오전 11시 현재 진화율을 73%로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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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금산 복수면 경계 지역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22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진화율 84%로 산불 영향 면적은 369㏊에 이른다. 이 일대 요양시설 입소자 등 873명이 기성중학교 등지로 대피했다. 대전시와 산림청은 일출과 함께 헬기 17대, 진화 요원 1000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산림 당국은 대전의 대표적인 휴양명소인 장태산 휴양림까지 산불이 번지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당진 대호지면은 78%, 보령 청라면 산불은 완진 단계로 파악됐다. 최근 봄철 산불은 급증세다. 올 들어 3월 말 현재까지 산불 발생 건수는 376건으로 최근 11년 동안 최고치다. 건조특보 발령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역대 가장 더운 3월로 기록될 정도로 이상고온 현상 때문에 산불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수년간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봄철 축제 등이 일제히 재개되면서 산지 등에 입산객이 몰리고 있는 것도 산불 급증의 또 다른 요인으로 풀이된다. 방화 등 외부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4∼6일 예상 강수량은 전남권·경남권·제주도 등에 30∼80㎜, 수도권과 충남·강원·경북 등에 20∼60㎜, 충북 등에 10∼40㎜로 예보됐다. 다만 이 중 비가 많이 내리는 제주도 산지는 200㎜ 이상, 전남과 경남 남해안 등에는 12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오늘 중 완진을 목표로 진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대전 산불이 장태산으로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