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권리당원 수백 명이 이재명 대표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면서 그를 둘러싼 법률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과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 따른 배임·부패방지법 등 위반 재판에 이어 이번엔 일부 민주당원들이 제기한 직무정지 소송까지 휩싸였다.

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민주당 권리당원이자 시사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백광현 씨는 서울남부지법에 이 대표 직무정지 본안 소송을 냈다. 이번 소송엔 백 씨 등 민주당 권리당원 679명이 참여했다. 백 씨 등 권리당원 325명은 지난달 23일 이 대표의 직무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백 씨는 "지난번 가처분 신청에 이어 권리당원들은 민주당 당무위의 졸속 절차에 이의를 표하며 당헌 80조에 근거해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직무를 정지시켜 달라는 취지로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당의 권리당원이 부패범죄로 기소된 당대표의 직무를 정지해달라고 이렇게 소송까지 하는 권리당원들이야말로 ‘세계사적인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행태’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진영이나 극단에 매몰돼 상식과 정의를 외면하고 뭉개던 구시대적 정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중도 시민들의 발걸음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헌 80조 1항에 따르면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당직자는 직무가 정지된다. 당헌 80조는 2015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 전신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시절 내놓은 당 혁신안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유튜버 백광현씨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서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 수사에 따른 재판에 이어 일부 당원들이 제기한 직무정지 소송까지 당하면서 이 대표의 법률리스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관련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최종 판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그를 기소했다. 또 위례 개발 의혹 관련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이 대표는 이르면 오는 5월부터는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 대표는 "김문기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이미 법정을 오고 가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지난달 31일에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출석해 검찰이 제시한 2015년 호주 출장 동행 사진을 두고 ‘패키지 여행’에 비유하며 "‘여행을 갔으니 친하겠네’란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검찰이 제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도 없고 마주하는 장면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