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하락’ 전망 보고서
“성장률 30년만에 최저치” 경고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2030년까지 연 2.2% 수준으로 하락해 30년 만의 최저치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특히 노동 공급과 투자 확대, 생산성 증가 등의 조치가 없을 경우 전 세계가 ‘잃어버린 10년(A lost decade)’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제시됐다.

세계은행(WB)은 27일(현지시간) ‘하락하는 장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 30년간 진보와 번영을 보장해온 거의 모든 경제력이 고갈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최대 장기속도’가 향후 약 10년간 연 2.2%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00∼2010년 연 3.5%, 2011∼2021년 연 2.6%보다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난 몇 년간 겹친 위기가 생산성 저하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고 설명했다. 인더밋 길 W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보고서는 전 세계 생산성이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2022∼2024년 투자 증가율은 지난 20년 대비 반 토막 나고 국제무역은 이보다 더 느린 속도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낮은 투자는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을 4%대까지 낮출 것으로 추산됐다.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2000∼2010년 6%, 2011∼2021년 5%였다. 보고서는 “생산성 및 소득 증가, 인플레이션 감소는 지난 30년에 걸쳐 개도국 4곳 중 1곳이 고소득 지위에 도달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그러한 경제력은 지금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이 촉발한 은행 위기 등도 우려 요인이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아이한 코세 WB 전망그룹 이사는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특히 그 위기가 세계적 경기침체를 동반한다면 우리가 설명하는 둔화는 더 급격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WB는 지난 1월 공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1.7%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6월 전망치(3.0%)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