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 장기화 극복 안간힘

한샘은 물류센터 확장 중단
신세계, 가구·소품조직 통합
에넥스, 원가절감 비상경영
경영효율화로 체질개선 박차

주택매매 거래 급감 등 시장 불황과 소비심리 침체,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가구업계가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해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는 등 불황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최근 부산 물류센터 확장 계획을 중단하고 부지를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샘은 경기 시흥시와 경남 양산시에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2016년부터 부산 신공장과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실적·주가를 비롯해 각종 재무 지표가 악화하자 ‘마른 수건 짜내기’에 나서며 부지 매각으로 전격 선회했다. 앞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과 마포구 상암동 사옥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주가 10만 원 달성 시까지 본인 급여를 최저임금 수준으로 받기로 한 김진태 한샘 대표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 최저임금을 수령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샘 관계자는 “긴축 노력도 있지만 홈 리모델링·퍼니싱 부문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시도와 시장 상황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난해 도입한 ‘무한책임 리모델링’ 시스템과 지난달 선보인 ‘한샘 몰’이 그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까사는 최근 디자인 연구소를 신설하고 기존 상품 운영 담당 산하에 있던 가구·소품 상품기획자(MD) 팀을 디자인 담당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디자인 정체성 강화를 올해 핵심 전략으로 삼아 타사와의 차별화를 꾀해 경쟁력을 키우고 브랜드 파워를 높일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올해는 확고한 정체성 확립과 베스트셀러 제품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넥스는 올 초부터 강도 높은 원가·비용 절감을 선언했다. 박진규 에넥스 회장은 임직원에게 “원가 투입 과정의 전 단계를 면밀히 검토해 비효율적인 관행을 개선하고 수주에서부터 시공·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비용 절감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몬스는 안정호 대표를 필두로 임원진 16명의 연봉 20% 삭감을 결정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원·부자재 값과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 연이은 악재로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대신 사내 직원을 이용한 홍보 진행, 디지털 전환을 통한 불량률 감소 추진 등도 업계의 전반적 현상”이라며 “경영 효율화, 체질 개선을 통해 장기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